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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수능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해방감으로 자유를 만끽하고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12년간의 학교생활은 어떻게 보면 대학을 진학하기 위한 외로운 긴 장정의 세월이었는지 모른다. 학생들 가운데는 이 긴 세원동안 성취감을 맛보면서 학교생활을 한 학생들이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도 많을 것이다. 수능시험을 보는 날 학생들의 초췌한 모습은 물론 온갖 정성을 다하기 위하여 늦은 밤까지 간절히 기도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에서 가슴깊이 저며오는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교육은 우리의 꿈이요, 희망이요, 미래임에 틀림없다. 교육은 나라의 미래가 걸려있는 중요한 일인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의 교육은 어떠한가? 이번 김포외고의 시험지 유출만 봐도 교육의 나아갈 바가 무엇인가를 생각게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교육의 본질은 간데없고 대입 입시 선수를 만드는 교육으로 바뀌고 말았다. 정말 해야 하는 것은 인성교육이다. 인성이라는 바탕 위에서 학문과 덕을 싣고 특성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텐데 그런데 현실은 그 반대이다.

어떻게든지 성적만 올려 좋은 大學에 들어가야 출세가 보장된다고 믿기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적을 올려 大學에 합격하고 보자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이 더 활개를 치고 학원가로 학생들이 모여들어 요령을 배우게 된 것이 오늘날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누구의 탓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 모두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人性교육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그저 성적을 올리는데 급급해 왔기 때문이다.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모두가 입시 선수가 되려고 한다.

사명감이 없는 교사, 학원 선생이 학부모의 유혹에 못 이겨 김포외고 시험지 유출사건이 생겼다고 본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하였다. 어찌 이런 엄청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개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사후 약방문 격이긴 하나 지금부터라도 특목고는 본래의 목적에 맞게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대입 입시 장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부모들도 자기 자녀의 특성에 맞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사명감을 갖고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별할 줄 아는 교사가 필요하다.

교육은 나라의 미래가 걸려 있는 중요한 일인 것이다. 이것은 사회가 급변하고 흔들이는 가치만으로 어려워질 때마다 교육이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을 보더라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사람을 심는 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바로 지금부터라도 기초기본교육을 철저하여 사람을 만든 바탕 위에 특기적성교육, 특화교육이 이루어져야만 모든 것을 편하게 쉽게 처리 하려는 습관이 타파되리라고 본다.

이정재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