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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기관인 국회가 매년 헌법을 위반하며 예산안 처리기한을 넘기는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는 행태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이 명백히 헌법과 법률을 어기고 위반하는데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매년 정부는 연말 막바지 예산안 처리로 이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들이고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예산안 처리 지연은 헌법 54조를 위반한 것은 물론이고, 2003년 2월 신설된 국회법 정신에도 배치되는 것이다. 국회법 제93조의2 제2항에서는 정기국회 기간 중 예산 관련 부수 법안만 상정하도록 규정하여 예산안 처리에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준예산은 헌법이나 법률에 의해서 설치된 기관 또는 시설의 유지운영에 필요한 예산과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집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과 근로자·서민의 주택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 대출도 차질을 빚게 된다.

현재 진행 중인 도로건설이나 항만기설 공사 등도 지연되는 것은 물론이다.

물론 이 같은 우려는 입법기관이 정쟁과 정략 대신 민생과 경제를 먼저 생각해 예산안을 회기 안에 처리할 경우 기우에 그칠 것이다.

정치권은 이제 그동안 내놓은 ‘민생 챙기기’ 주장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는 점을 국민에게 입증해야 할 때다.

더구나 엄청난 재원이 드는 주거·교육·의료·보육 등 국민에게 지원과 혜택이 직접 돌아가는 정책들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정작 예산안 삭감과 세금 감면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앞뒤가 맞는 설명을 해야 한다.

국회는 이제라도 모여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는 9일 이전에 예산안을 처리해 내년도 나라살림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국회가 법을 준수하고 남은 회기 안에 예산안을 심의 의결해 국민경제와 서민생활 정책의 원활한 집행을 바라는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기를 기대해본다.

최재승 = 파인뉴스 대표기자. 반부패국민연대 시민감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