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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 교육 사상은 仁과 和를 중시하는 유교적 가치관 속에서 가족관계, 인간관계, 사제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인본위 사상이 존중되어 왔다. 현대 물질문명 사회에서 지나친 경제적 능률을 추구한 나머지 이기적인 자기 중심의 가치관이 지배하여 노인문제, 각종 범죄, 지역감정, 소득계층간 위화감, 교사를 비롯한 공무원의 사기 저하가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인단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길 때, 타인에 대한 이해와 봉사정신, 희생정신이 함양되어 사회병리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특히 우리의 전통인 신비주의 사상에서 강조해온 誠實, 眞義, 公正, 調和의 敎育倫理를 올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인간 존중의 학교와 사회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誠實의 敎育倫理는 자신에게 충실하고 남에게 정성을 다하는 정신을 말한다. 우리 겨fp가 유지해온 윤리생활의 바탕은 바로 성실과 경애의 전통에 있었다.

우리 교사들은 성의 정신을 바탕으로 교육 근본을 세워야 한다. 급변하는 정보화와 세계화에 앞서 나가기 위해 장인정신과 프로정신으로 교직 윤리를 확립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무조건 자기자녀 중심의 교육 사고에서 벗어나 절제와 분수를 지켜 성실하고 건전한 가정교육을 이루고, 학생들은 교사나 부모님의 지시에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수동적 생활에서 벗어나 학습의 주체로서 바로 서야 한다. 모두가 교육 활동의 주체가 되어 성실한 교육활동을 통해 새로운 교육질서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선비정신은 서로 믿는 信義의 정신을 포함한다. 인간사회의 신뢰가 없으면 그 사회는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교육자로서의 신용이 없으면 교사는 학생들 앞에서 참 교육을 할 수 없으며, 학부모들이 교사를 믿지 않으면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할 수 없다. 학교 경영자는 교사의 불신 속에서 소신껏 학교를 운영할 수 없고, 최고의 교육결정권자는 국민의 불신 속에 합리적이고 투명한 교육정책을 펼 수 없다.

선비정신은 公正의 정신이다. 이는 바로 사회의 공정성 확립을 의미한다. 공정의 윤리는 이기심에서 나오는 과욕을 버리고 安分知足의 생활자세를 통해 확고히 정찰될 수 있다. 자기 분수를 지킬 줄 알고 자기의 현재 처지에 만족하는 생활태도와 가치관이 확립될 때 그 사회와 국가는 건전하게 발전한다. 학력과 능력의 신장은 열심히 노력하고 땀흘려 얻는 螢雪之功이어야지 컨닝이나 부정입시를 통해 얻는 결과라면 교육이 부정의 온상이요, 사회악의 원천이 되기 쉽다.

선비정신은 調和와 均衡을 중시하는 調和의 정신이다. 따라서 화합과 조화를 추구하는 和而不同의 교육윤리가 중시되어야 한다. 현대는 불안과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경제발전과 과학, 정보의 발달 속에 생산성과 능률성만을 강조하다 보면 인성이 경시되고 정이 없는 인간소외의 세상이 되기 쉽다, 감정이 메마르고 희생정신이 약화되며 사람간의 불신의 벽만 높아진다. 끼리끼리 편가름과 단합이라는 허울 좋은 신집단주의는 집단적 이기심과 지역감정의 골을 깊게 할 뿐이다. 집단이기주의는 양보와 자제를 통한 화해와 화합의 정신으로 극복할 수 있다.

결론으로 선비사상은 물질주의 사회 병리 현상을 극복하고 새로운 교육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모든 교육가들에게 요구된다. 지금까지 제시한 誠實, 眞義, 公正, 調和의 정신을 포함하는 인본주의 선비사상은 열악한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교육애를 불태우는 많은 교사들에게 희망의 횃불이며, 행동의 나침반이자 삶의 철학으로 뿌리내리길 간절히 염원해 본다.

이정재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