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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각종 언론에 ‘폴리페서’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폴리페서(polifessor)란 정치를 뜻하는 ‘politics’와 교수를 뜻하는 ‘professor’의 합성어(合成語)로, 적극적으로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자신의 학문적 성취를 정책으로 연결하거나, 이런 활동들을 통해 정관계(政官界) 고위직을 얻으려는 교수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국회의원에 출마한 교수가 강좌를 맡은 상태에서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하게되면, 그는 선거운동을 하느라 2주간 휴강을 했기 때문에 많은 보강을 해야 할 것이다.

교수가 휴강하고 선거에 출마하면 학생들의 반발은 분명 많았을 것이다. 보강 수업을 하더라도 별도의 시간을 내야 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

광주에도 이러한 교수들이 다음 학기에 강단에 설 예정인데, 이러한 교수들은 받아 주지 않아야 한다.

모 인사는 ‘나는 떨어져도 돌아갈 자리가 있어 걱정 없다’라고 자주 말한 것을 들었다. 대학들도 이러한 교수들의 복직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으며, '폴리페서'에 대한 거부감이 비등(沸騰)하고 있다.

지역구 출마자로 등록했던 1119명의 명단을 분석한 결과 직업란에 '교수'라고 신분을 밝힌 이들은 46명으로 집계됐다. 직업란에 정당인이나 민간단체 회원 등으로 표기한 교수도 많아 실제 교수 출마자는 백여 명 이상이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학문적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적극적 태도로 현실정치를 변화시켜보겠다는 ''폴리페서''들의 의지는 높이살 만하지만, 그들의 정체성과 참여방법에 있다.

교수들의 전문적인 식견은 분명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만 교수직을 발판 삼아 정치인의 옷을 입으려는 정치교수들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강의와 연구활동이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정치인이 모이는 자리에만 기웃거리는 등 정치인과 교수 사이를 오가는 교수들은 학계에서 걸러질 필요가 있다. 일부 대학에서 대학당국에 교수들의 무분별한 정치 참여를 규제하는'폴리페서 윤리규정'제정을 촉구했다.

특히 대학총장이면서 정치권에 들어가기 위해 안달이 난 사람들도 많다. 교수 자리도 대접을 받는 자리이지만, 대학총장이라면 최고의 자리라는 것을 망각하고, 정치인들을 졸졸 따라다니는 것을 보면 안타깝고 불쌍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학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고, 교육과학부가 관계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한다. 4년마다 총선을 전후해 폴리페서 문제로 학원이 어지러운 것이 계기가 없어야 할 것이다. 교수의 정치 참여는 어느 정도 제한을 두는 것이 옳다. 교수가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데는 교육자로서 최소한의 도리와 엄한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수들의 정계 진출은 전혀 탓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정치 참여의 권리가 있고, 자신의 전문성을 정치라는 틀에 담아 현실화시키면 국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그들의 양다리 걸치기다.

당선되면 정계로 진출하고, 낙선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학교로 돌아가는 것은 안 된다. 연구와 강의에 몰두하면서 그들을 바라보는 동료 교수들의 자존심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은 못나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학기 중에 교수가 교체되고 지도교수를 바꿔야 하는 학생들의 학습권 훼손도 심각할 수밖에 없다. 16대 55명, 17대 72명, 18대 46명의 교수가 총선에 출마했다. 지난 대선 때 특정 후보 캠프 주변에서 활동한 교수가 천여 명이 넘었다고 한다. 대학을 11년째 휴직하고 의원직을 유지하는 정치인도 있다 한다.

선진국 일류 대학들은 교수가 공직에 진출할 경우 2년까지만 휴직을 허용하기 때문에 복직하려면 당연히 신규 임용절차를 거쳐야 한다. 교수가 선출직 공무원에 당선되면 임기 동안 자동적으로 휴직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교육공무원법은 시급히 개정되어야 한다.

공천. 출마와 관련한 구체적인 휴직, 퇴직 규정도 엄하게 정해져야 한다. 정치권을 기웃거리다 사정이 여의치 못하면 대학으로 돌아가는 풍토는 더 이상 안 된다.

앞으로 정치교수들에 대해 당선되면 바로 사표를 내게 하는 제도로 고쳐야 할 것이다.

姜元求 <한중문화교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