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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보다 먼저 사람됨을 가르치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우리의 현실교육의 맹점을 지적하는 말인 것 같다.

학교교육이나 가정교육에서 지식과 사람됨의 교육을 비교할 때 당연히 사람됨의 교육을 우선하지만, 실제적 교육방향은 그렇지 못하는 것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실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도덕적인 사람으로 키우고 싶지 않는 부모나 선생님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이나 바램만 가지고는 아이들이 바른 사람으로 성장하지는 않는다. 즉 신념과 실천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교육 심리학자들이 지적하기를 도덕적인 바른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는 10살 이전의 가르침이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학술에서 밝히고 있는 바에 따르면, 뇌에서 사람다운 행동을 하게 하는 일은 전두엽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이 전두엽 속에서 일어나는 도덕적 규칙의 학습은 어릴 때일수록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다시 말해 나이가 들수록 전두엽에서의 도덕적 메시지 학습효과는 점차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시기를 놓치는 도덕교육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보아 사람됨의 도덕교육은 가정교육(부모)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많은 부모들은 가정교육의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말로는 도덕학습을 통한 사람됨의 교육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적극적인 행동은 취하지 않고, 오히려 지식교육에만 열성을 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어 학원을 보내야 하고, 산수보습을 해야 하고, 피아노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부모들의 사고 때문에 아이들의 도덕적 정서는 퇴행해 버리는 모순이 현실 교육의 맹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과 같이 어릴 때 나쁜 버릇을 바로잡지 못하면 아이의 인생은 불행해 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최초로 자신의 고집을 부리는 시기는 생후 4개월 정도라고 한다.

그러다가 2, 3세가 되면 반항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4, 5세가 되면 적극적인 자기 고집을 내세우기 시작한다고한다. 이 시기에 아이의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 고집이 자립성이 아닌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성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정교육은 아주 어린 시절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함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가 출생할 때부터 도덕적인 사람으로 태어나지는 않는다. 하나의 돌이 조각가의 정성으로 아름다운 작품이 되는 것처럼 인간도 역시 부모나 스승, 그리고 주변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야만 바른 사람이 될 수 있다.

즉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기본적인 도덕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에 부모들의 양육 기술에 따라 사람됨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본다. 농사에도 때를 놓치게 되면 결실에 실패하는 것처럼 자식농사 역시 때를 놓치는 것은 사람됨의 결과를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므로 지식 교육도 중요하지만 인간됨의 교육은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비도덕적 성격이 고정되기 이전에 사람됨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서길웅 <서강 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