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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루는 “정치란 백성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시오노나나미의 <로마인 인야기>를 보면, 원로원으로 대표되는 로마의 과두 정치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묻어난다.

플라톤은 대표적 저술인 <국가>에서, 소수의 철학적 바탕을 지닌 현자들이 합리성과 지혜로 나라를 통치하는 걸 으뜸으로 꼽았다. 모두 대중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을 담고 있다. 비슷한 성격의 논란은 현대 미국 정치에서도 계속된다. 힐러리클리턴과 버락오바마가 치열하게 맞붙은 민주당 경선이 대표적이다. 현재 분위기론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8월 전당대회에서나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정해지는 건 40년 만의 일이다.

1968년 민주당의 시카고 전당대회까지만 해도, 후보 선출엔 당내 중진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중진들은 베트남전에 반대해 인기가 높던 유진 매카시 대신에, 허버트 험프리에게 대의원을 몰아줘 경선 승리를 안겼다. 전당대회장 밖에선 이에 항의하는 반전 시위대를 경찰이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이른바 ‘피의 시카고 전당대회’다.

이사건 이후, 민주당은 일반 당원들이 직접 대통령 후보를 뽑을 수 있게 예비선거(프라이머리)제도를 대폭 확대했다. 큰 주들의 예비선거가 끝나는 3월쯤엔 후보가 정해졌고, 가을에 열리는 전당대회는 축제이자 출정식으로 성격이 변했다. 이런 ‘개혁’에 대해선 반론이 끊이지 않는다.

주로 열성 당원들만 예비선거에 참여하기에, 그렇게 뽑힌 후보가 오히려 본선 경쟁력이 낮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을 펴는 이들은 “당 중진의 영향력이 컸던 68년 이전엔 프랭클린루스밸트, 해리트루먼, 존에프케네디 등 걸출한 민주당 대통령들이 많이 나왔다.

그러나 68년 이후 선출된 이들을 보면 월터먼데일, 마이클듀카키스, 존케리 등 약체 후보들이 대부분이다. 단 “클린턴만이 유일한 예외일 뿐”이라고 말한다. 민주주의적 경선의 역설인 셈이다.

우리나라도 16대 대선부터 그리했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그런데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후보는 공심의 심사가 엉터리인지 공천이 당선이라는 특정지역에서까지 낙선자가 나오고 뒷말들이 분분하다.

한데 이 와중에서도 전국 51개 지역에서, 지방자치 단체장과 광역시도 시·군·구 보궐선거를 또(6월 4일) 치뤄야 한다. 이렇다보니 혈세낭비라며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A지역에서는 중앙당 지침과는 달리 출마예정자끼리 경선까지 치루게 하고 공천 신청은 다하는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임기 한 달도 안남은 의원이 힘자랑을 하려다가 입지자들의 강한 불만과 무공천 사태를 낳고 당내외에 괴문이 나돌게 했다. 정말 정치는 ××판인가. 보궐선거판까지도 코메디를 보는것 같고 고물상을 보는 것 같다.

어느곳이든 네가 배지를 달겠다고 뛰는데 내가 왜 못뛰겠느냐며 악취를 풍기기 때문인데, 마치 대구가 뛰니 고등어가 뛰고 망둥어 멸치까지 뛰는 모습이다. 어부라면 반가운 일일터이나 유권자들은 “국어시간에 졸았는지 주제를 몰라도 한참 모른다”며 냉소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옷이 더러우면 세탁기에 넣어 빨면 되지만 사람을 세탁기에 넣어 빨 수 없고, 비단으로 가린 양심 교도소로 보내자니 아까운 국비만 축낼뿐”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이번 보궐선거전은 옥석이 구분안돼 덩달아 훌륭한 인물까지 폄하되는 작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주권을 가진 유권자는 어느 정당 어느 후보가 내놓은 정책이 실현가능하고 불가능한지, 능력은 어떠한지 꼼꼼히 살펴보고 최선의 일꾼을 선택하여야 한다.

고운석 <시인. 남광협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