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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지구촌은 갖가지 재앙이 연속되고 있다. 오염과 자연의 재앙, 에너지와 물과 식량부족, 의술을 초월한 질병들의 기승 등, 우리 현대인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는 문제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류에게 민감하게 접근되고 있는 것이 식량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기아(飢餓)인구는 늘어나고, 아사자(餓死者)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식량문제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최근 식량파동이 일어나고 있는 원인을 보면, 옥수수와 콩, 밀과 쌀 등의 가격이 2-4배까지 폭등되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수요측면에서 보면, 중국과 인도, 브라질과 같은 거대 인구를 가진 신흥 공업국들이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식탁의 변화가 생겨, 축산물의 소비가 늘어나 가축을 사육하기 위해 곡물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공급측면에서는 곡물 재고량이 소비량에 비해 2000년도에는 30% 선을 유지했지만, 2007년도에는 15%선에 머물고 있는상태이며,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곡물의 생산비와 운송비가 상승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 등으로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이토록 수요측면이나 공급 면에서 곡물가격의 급등은 시장경제 원리에 편승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하나의 원인은 농업을 경시하는 풍조와 비교우위에 입각한 무차별적 농산물 시장 개방이란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이 곡물가격의 폭등을 부축이고, 후진국에서는 경제력이 없다는 잘못된 판단으로 곡물생산을 회피하는 상황 이기에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은 선진국에 국한될 수밖에 없어 선진국이 과점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것이다.

다음은 곡물을 이용한 바이오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점이다. 원유가가 급등하고, 원유 에너지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곡물 소비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예를 보며, 옥수수 에탄올 에너지 생산을 위해 매년 옥수수 생산량의 30%에 달하는 7000만 톤을 에너지 생산에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자국에서 생산한 곡물을 어떻게 이용하든 간섭할 명분은 없다.

그러나 식량 부족으로 하루에도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생기게 되는 현실에서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역할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이 세계시장의 곡물가격은 오르고 각종 재해가 범람하고 있는 시점에서 인류는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이에 과학자들은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유전자조작농산물(GMO)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은 해충과 잡초에 강하고 생육환경이 좋지 못한 땅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유전자조작농산물은 인류와 환경 그리고 생태계에 또다른재앙을 불러올지도 모을 일이다.

또한 유전자조작농산물은 선진국들의 몫이기에 식량위기를 맞고 있는 제3세계에 무상으로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토록 지구촌의 무대는 식량전쟁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의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 또한 유비무환의 대책이 필요하다. 식량주권, 식량안보, 식량수급 문제들은 모두 식량전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미래를 위한 식량문제의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서길웅 <서강 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