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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먼 곳에 있지 않듯이 효의 길도 멀고 어려운 곳에 있지 않으며 자장 가깝고 쉬운 데에 있는 것이다. 나 스스로를 성찰해보고 내 가정, 내 부모, 내 형제, 내 조상, 내 스승 그리고 벗과 웃어른을 공경하는 데서 효도의 길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된다.

효도의 가장 근본적인 것은 정성껏 부모님을 섬기는 것이다. 부모 자식간의 관계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와 자식간의 관례를 인륜의 뿌리나 줄기와 같다고 한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를 공경하는 가운데 핏줄이 진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공자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 자식이 느끼는 부모에 대한 정” 이것은 하늘이 마련한 마음이라고 했는데 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이다. 그러나 효도한다는 것은 부모님의 사랑을 기다리기 전에 자식이 사랑을 받도록 노력하는데 있다. 즉 무엇을 부모로부터 원하기 전에 부모를 생각하고 받들기에 힘쓰는 것이 곧 효도의 길이다. 말 한마디, 행동하나 하나에서 부모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음도 효도의 길이요, 항상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일이 바로 효도의 길이다. 세상에서 아무리 잘난 자식이라도 부모보다 못났다고 생각해야 한다. 결코 부모없이 자식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의 말씀도 때로는 귀에 거슬리는 수가 있다. 그런 경우는 차근차근히 그리고 공손한 태도로 이해가 가도록 여쭈었을 때 문제는 달라지는 것이다. 이해가 되면 서로 공감대가 형성이 되는 것이다.

효도하는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숨쉬고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활하면 된다. 부모에게 효도한다는 것은 물질보다 정신이 앞서야 한다.

항상 가깝게 그리고 그 곁에서 마음의 소리가 들리도록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부모는 자식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고 자식은 부모의 은공을 깊이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에 대한 은혜는 “태산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다”고들 하지만 그것이 말뿐인 세상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현대인은 효도라는 말 자체마저 사용하는 것을 거리낄 정도이다. 그러나 효는 결코 본건적인 사고가 아닌 것이다. 받드는 사람과 받는 애정에서 부모에게 정성을 다할 때 그것이 오늘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어진 효도의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 두어야한다.

앞에서 효도는 섬기는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스승을 섬기는 일도 효도가 될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 효도는 스승에게도 해야 한다. 옛부터 君師父一體라고 했다. 나라의 임금과 스승과부모를 한 몸과 같이 여겨왔으니 스승도 부모와 마찬가지다. 낳고 기르고 뒷바라지 하면서 키운 분이 부모라고 한다면 스승은 사람이 되게 바른길로 인도해 준 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스승이 부모와 다르다면 핏줄이 아니라는 것뿐이다. 아무리 부모답지 않는 부모라도 역시 부모는 부모인 것처럼 다소 스승으로서 그 인품이 결여되었다손 치더라도 스승은 스승이다. 부모가 자식이 잘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처럼 스승도 제자가 잘되기를 바라며 가르쳐준 분이다. 옛날엔 스승과 같이 길을 걸을 때 석자정도는 뒤로 떨어져서 걸음으로서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고 한다. 비록 그런 격식을 행하지는 못할망정 스승을 스승답게 받아들여야 함은 당연한 도리인 것이다. 가장 다정하게 그리고 흉허물없이 따뜻한 애정과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으로 만나 뵙고, 아쉽게 헤어질 수 있는 스승과 제자 사이가 되어야 한다.

오늘날 사회는 너무나 복잡하고 기계적인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제자도 스승도 없는 공장에서 대량생산 위주의 제품과도 같이 쏟아져 나온다는 말까지 나돌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시대적 환경과 변천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사회라 하더라도 人間의 가장 기본적인 “사랑”없이는 그 어떤 것도 존재가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의 전령사인 스승도 부모와 다를 바 없이 제자가 잘되기를 바라며 애정을 쏟는 현대판의 인생을 가르치는 스승이 많아 제자들이 부모처럼 효도하는 풍토가 이루어졌으면...

이정재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