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북한은 지난 97년부터 수많은 아사자가 생기면서 요즘 또 다시 아사자의 공포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의 인도적 식량지원 제의를 거부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 마디로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반감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남한의 현 정부는 북한 정부를 통제하거나 간섭할 수 없다는 생각이 깊게 깔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 개방, 3000 이라는 정책에 그들은 비핵이란 말도, 개방이라는 말도 싫기 때문에 그들의 국민소득을 3000 달러까지 올려 주겠다는 말까지도 간섭의 시나리오로 오해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사실 북한의 지도자들은 김정일 정권이 무너지면 오고 갈 데가 없고, 몰락의 현실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아사자가 속출하는데도 대책은 생각지 않고 오직 김정일 체제의 정권 유지에만 혈안이 되고 있을 뿐 개혁의 실마리는 찾지 않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연간 필요한 곡물은 500만 톤 이상이다. 그러나 그들이 생산할 수 있는 수확량은 1년에 겨우 380만 톤 정도에 불과하다. 수치상으로 120만 톤 이상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렇다고 북한은 국제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공산품도 전혀 없으며, 부족한 식량을 해결할 수 있는 비책도 없다. 겨우 국제구호단체의 인도적 지원으로 겨우겨우 명맥을 유지하고는 하지만, 김정일 정권 이후 북한 주민들을 제대로 먹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사실 공산주의의 농업방식은 구소련을 비롯해 동유럽의 공산국가들은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사유제 방식이 아니고, 국유제 방식이기 때문이라 설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농민들이 국가 소유의 토지에서 일할수있는 흥미를 느낄 수 없고, 열심히 일을 해도 그에 대한 인센티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경우를 보면, 80년대 초반까지는 식량난에 어려움이 많아, 많은 아사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80년대 중반에 개혁운동으로 토지 소유구조를 바꾼 이래 현재는 세계 3위의 쌀 수출국이 되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의 농경정책개혁은 묘연하기만 하다. 만일 체제의 변화가 있을 경우 권력의 기득권자들은 그 입자가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북한 권력층은 체제 유지에만 관심을 쏟을 뿐 아사자들의 구호 대책은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

그리고 미사일이나 핵개발과 전쟁무기 개발에만 혈안이 되고 있어 주민들의 배고픔은 더욱더 심해 질 수밖에 없다. 현대 국가에서 아직도 전쟁무기를 만드는데 국가 재정의 30% 이상을 소비하는 국가는 북측밖에 없을지 모른다.

세계사와 한국사를 연구하는 안드레이 란코프 박사는 러시아인으로서 북한 체제를 부정하면서, 특히나 북한의 농경정책에 대한 비판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농업의 생산성 향상에 조금만 노력하면 아사자를 구제할 수 있음에도 체제유지에 허점이 들어날까봐 사유적 경영방식을 외면하는 북한 정부가 밉다는 것이다.

북한의 아사자들이 동족의 입장에서 불쌍하기만 하다. 핵포기를 빌미로 주변국가에 경제적 원조를 구걸하는 모습이 매우 안타까운 모습이다. 더욱이 우리 정부로부터의 원조를 거부하는 그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진다. 우는 아이에게 떡을 하나 더 줄 수도 있을 텐데!

서길웅 <서강 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