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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불볕 더위는 그렇잖아도 열나 있는 국민들을 더욱 가열시키기라도 하는 듯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물론 여름이 더워야 농사가 풍년이라는 말이 있어 일면 다행이라 생각되기도 하지만 치솟는 기름 값 때문에 전기 쓰기가 겁나는 서민들의 더위와의 전쟁은 여간한 고통이 아닐 수 없으니 이거 참, 우산 장수와 소금 장수 자식을 둔 부모의 심정이랄까...

그런데 국민들이 정작 열을 내는 것은 자연적 철리에 의한 무더위 때문 보다는, 국제 관계에 있어서 사후 약방문식의 정책이나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외교 자세가 빚어낸 분노 때문이리라. 잘 아는 바와 같이 최근 일본은 차세대 일본의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독도에 대한 교육을 전면 강화하고 나섰다. 저들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이며 집요한 ‘독도 전략’은 우리를 바짝 긴장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일본의 저와 같은 국가 이기주의적 행동은 우리에게는 영토 전쟁의 선전포고 같은 것이라 생각되어 오금이 저리지 않을 수 없다. 국제 관계에 있어 일본식 행동은 우리가 우방이니 맹방이니 하면서 믿고 있는 미국이나 중국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예외 일 수 없다고 본다. 굳이 애써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미국의 우르과이 협정 또는 약소국가를 상대로 반 강제적 자유무역 협정 체결 등을 들지 않더라도 말이다. 독도 문제에 대하여선 일본의 비인간적인 영토 침탈을 논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성을 촉구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많은 분들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던져 지킨, 이 땅 이 하늘을 어찌 감히 발로 밟고 거닐며 고개 들어 하늘을 쳐다나 볼 수 있겠는가? 필자는 몇 년 전 일본이 ‘독도의 날’을 정하는 등 군국주의 잔재적 작태를 보고 모 신문에 사설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에서 필자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중학교 국사 교과서 독도 관련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였다. 어찌된 정책인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대학에선 거의 대부분 국사와 국어를 선택 과목으로 돌려놓고 있다. 대학의 경우엔 백 번 천 번 양보하고 물러나 그런 처사를 묵인한다고 치더라도, 가장 흡수력이 강하고 인격 형성이나 국가관의 정립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청소년 시기에 국사를 소홀히 하는 교육정책은, 그 것도 정책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유감천만이 아닐 수 없거늘, 항차 그조차도 애매모호한 아니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국사 교과서 내용이라니...국사편찬위원회가 짓고 교육인적자원부가 펴낸(2005) 중학교「국사」교과서 독도 관련 내용을 보자. 제목부터 ‘독도 문제’ 라고 되어 있어 마치 정작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이상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그 기술은 “ 독도는 울릉도에 딸린 섬으로서...중략...그 후에도 일본 어부들이 자주 울릉도 부근에서 불법으로 고기를 잡아 갔다. 이에 정부는 울릉도에 관청을 두어 주민의 이주를 장려하고, 독도를 관할하였다.

그러나 일본은 러 . 일 전쟁 중에 일방적으로 독도를 그들의 영토로 편입시켜 버렸다.”(240쪽) 이 내용에 따르면 현재 독도는 분명 일본의 영토처럼 보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엄연한 우리 영토를 두고 ‘관할’ 운운 하는 기술 태도 또한 부적절하지 않을 수 없거늘, 한 수 더 떠서 “독도의 강탈” 이란 제목에서는 “ 1905년 2월 일본은 독도를 ‘다케시마’라 이름 짓고 이른바 시네마현 고시 제 40호 라는 것을 통해 일방적으로 일본에 편입하였다.” (240쪽)라 하여 아무튼 현재 독도는 일본의 영토임을 일본의 법령까지 소개하면서 인정하고 있으니 이것이 대한민국의 중학교 국사 교과서란 말인가? 이래 놓고도 일본을 규탄할 자격이 있는지 한번 대답이라도 듣고 싶다. 국사편찬위원회의 수정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도 아니고 미리서 소를 줄테니 편히 가져가란 뜻으로 달리 해석이 안 되는 것은 나의 국어 실력이 모자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문득 국가를 믿고 따른다는 일본 사람들의 말이 자꾸 귀에 쟁쟁함은 무엇 때문일까? 지금 우리는 그 어떤 이념이나 사상 보다도 국가와 민족이 우선시 되는 그런 교육, 그런 국민을 지향할 때이다.

최한선(전남도립대교수, 문화재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