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우리나라 좋은 나라,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한 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애국가의 한 구절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현실과 미래의 희망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요즘 우리들의 생각과는 달리 법을 무시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부정과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에 대한 감싸기나, 특정인의 행동이 우리들의 시선에 아름답지 않게 보이고 있다. 특히나 법을 만드는 사람이고,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법치를 무시한다면 그 자체는 국민을 우롱하고, 범법을 자행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 헌법에 국회의원은 현행범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되어있다. 국민의 대표이기에 불체포특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체포특권의 진정한 의미는 부당한 탄압을 방지하고 정당한 의정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의원의 개인적인 부정이나 비리를 국회가 방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근간에 보도되고 있는 어느 정치인의 행보는 짜증스럽게 그지없다. 한 정당의 대표가 재정지원의 요구혐의로 검찰의 소환을 아홉 번이나 받았으나, 이를 불응했다는 것을 볼 때,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라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속된 말로 웃기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소환을 아홉 번이나 불응했다면 그것은 검찰의 공권력을 무시했음은 물론, 법치의 원리도 모르는 무지의 처사가 아니겠는가! 법치를 무시한 본인도 그렇지만, 검찰도 무던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소환장을 아홉 번이나 보내 놓고도 스스로 출두하기만을 기다리는 저의는 또 무엇인가? 법의 원리가 그렇게 무디다는 말인가, 적어도 강제 연행의 사안이 되지 못한다면 처음부터 방법을 달리해야 하지 않겠는가, 도대체 소환장은 언제까지나 보내고 있을 것인가, 만일 힘 없는 서민의 한 사람이 검찰의 소환에 아홉 번이나 불응했다면, 그래도 검찰은 자진 출두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법을 알고, 국민의 대표자인 한 사람이 공권을 무시하는 것이 볼 상스럽기 그지없지만, 검찰의 업무체계도 직무유기의 의혹을 자아내기도 한다.

좋은 나라란,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한 대우를 받는 나라이다. 그러기에 우리 헌법도 국민은 법 앞에서의 평등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조항은 문장에 불과할 때가 많다. 평등의 진의가 달리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이 지켜지지 않고서는 좋은 나라일수도 없고, 우리나라 만세도 부를 수 없다. 우리의 삼천리 강산을 길이길이 보전하기 위해서는 법이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쥐꼬리만 한 권력을 과시하는 풍토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법을 집행하는 기관에서는 탕평(蕩平)의 원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권력이 무서워 법이 꼬리를 내리거나 법을 무시하는 권력이 하늘로 오르게 되면 우리의 금수강산은 보전하기가 어려울 것이며, 미래의 희망을 기대하기도 힘들 것이다. 국민 개개인이 법을 지키고 법의 적용이 엄격하고 공평해질 때, 무궁화 금수강산은 길이길이 보전될 것이다.

서길웅 <서강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