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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불합리한 지방행정구역을 개편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는 높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여, 야가 의견이 일치되어 가는 현상은 바람직한 일이다. 더욱, 정권과 국회가 모두 초기인 지금이 행정구역 개편을 추진하는 데는 적기이다.

이 문제는 17대 국회에서 좌절됐던 문제로서 정치권 내에서 다시 공론화 되고 있으며, 민주당이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 제정 추진 방침을 밝힌 가운데 한나라당 내에서도 개편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확산되고 있어 행정체제 개편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안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 비자치단체 등 3∼4개 계층으로 된 지방행정체제를 개편, 70개 정도의 자치단체로 일원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같은 현행 행정계층을 대폭 줄이면 지방재정의 효율성과 서비스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현행 지방행정체계는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상위 단위와 하위 단위의 알력에다 인구편차의 심화 등으로 마찰이 잦아 행정낭비가 심화돼 왔다. 특히 광역 시. 도간에는 장기 도시발전계획에서부터 쓰레기처리장 문제에 이르기까지 공동으로 사소한 것까지도 서로 합의해서 처리하면 지역발전에 훨씬 유리할 것을 자체적으로 수립함으로써 지역발전을 오히려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이 시점이 불합리한 현재의 지방행정구역 개편을 공론화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행정구역체제 개편은 아주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개편의 파장이 크고 준비기간도 장기간 소요될 뿐 아니라 지역정서와 공직사회나 정치권의 이해관계마저 얽혀 있어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다.

각 당이 충분한 협의를 한 뒤 국민적 공감을 구해야 할 사안이다. 우선 이 문제가 일단 본격 거론된 이상 여론수렴과 국민적인 동의나 공감대부터 형성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해서, 벌써부터 중·대선거구제를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되면 시도지사와 시장 군수 구청장들도 크게 줄어지게 된다. 또 행정구역개편이 되면 학구 개편이 이루어지게 되어 사실상 우리나라의 문교정책이 바뀌게 된다.

행정개편의 개혁은 정치적이 아닌 민생문제를 앞세워, 오직 효율적인 국가 경영과 국토 개발을 통해 국민의‘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이 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를 내다보는 백년대계여야만 한다. 따라서 결코 朝夕變移 식으로 다룰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여야는 국민의 입장에 서서 먼 장래를 내다보아야 할 것이다.

최재승<파인뉴스 대표기자.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