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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종주의 詩 | | | | 입력시간 : 2010. 09.26. 22:27 |   |
두드려야 열리는 것들
나종주
맑은 햇살에 양념 듬뿍 넣고 버무려 봐도
딱히 신통한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오후
공원 벤치에 벌러덩 누워
신문지 한 장으로 얼굴을 가려봐도
하늘과 땅 사이에 벽은 생기지 않았다
대문짝 같은 사진으로 가리어진 세상
철망으로 굳게 닫힌 차창 밖
마음 하나 비집고 들어갈 수 없는 거리
질주를 멈춘 차벽을 헐기 위해
두들기려는 자와 가로막는 자의
고함 소리 오가는 큰 집
소통도 불통도 물러설 자리가 없다
의의 때문이다
하늘을 올려다볼 틈도
땅을 내려다볼 여유도 없이
깊은 도심 속에 섬이 되어버린 여의도
삼일 째 찾지 못한 해우소(解憂所)
배꼽 밑 아랫배에 똘똘 뭉친
근심 덩어리를 풀기 위해
오늘도 길거리를 헤매야 한다.
최용호 기자 chldydghmt@paran.com 최용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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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