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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차명 휴대전화

흔히들 대포폰이라고들 하지요. 등록자 명의와 실제 사용자가 전혀 다른 차명 휴대전화를 말합니다.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행정관이 개통해준 차명 휴대전화로 최순실 씨와 수백 차례 통화했다고 밝혔습니다. 통화 횟수도 횟수지만 왜 차명 전화로 그 시기에 어떤 통화를 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동안 570여 차례 차명 휴대전화로 연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개통해준 차명 휴대전화로 하루 3번 꼴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특히 최 씨가 독일로 떠난 9월 이후에도 120여 차례 통화한 기록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최 씨가 지난해 9월 출국한 시점은 국정 농단 비리가 제기되기 시작할 땝니다. 특검이 박 대통령이 사용했던 차명 전화 등 실물 증거 등을 확보하기 위해 청와대 압수수색을 꼭 해야 하는 이유로 내놓은 것입니다.

청와대 측은 법원의 압수수색영장에는 포함돼있지 않았고 이미 차명 휴대전화의 소지 경위와 기록이 확보돼있다면 오히려 압수수색 필요성이 없는 특검의 언론 플레이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주목할 것은 차명 전화를 집중적으로 쓴 시기, 또 왜 차명 전화까지 써가면서 통화했을까 라는 점입니다.

차명 전화는 통상 자신의 신분 노출을 피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차명 전화의 법적인 논란을 떠나 차명 전화를 통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통화 내용을 규명하기 위해 특검이 대통령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측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삼성의 위기관리 능력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국내 1위의 삼성그룹이 창사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1938년 창사 이후 삼성그룹은 고 이병철 회장과, 병상에 있는 이건희 회장이 검찰의 수사를 받거나 집행유예를 받은 적은 있지만,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그룹이 받을 충격은 매우 큽니다.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하면서 갑자기 그룹 경영을 맡은 이재용 회장은 그동안 그룹을 전자와 금융으로 집중 재편하고, 공격적으로 해외 유망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등 변신을 위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그룹의 사업구조와 지배구조 개편이나 인수합병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주요 혁신작업의 추진이 불확실해졌습니다. 삼성은 총수의 구속이 큰 충격이겠지만 경영의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사내 역량을 결집해야 합니다. 삼성은 오랫동안 경영 노하우를 쌓아온 국내 최고의 기업입니다.

총수 공백으로 그룹 전체가 과도하게 흔들린다면 역설적으로 삼성의 경영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계열사 사장단 등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비상계획을 짜고 빈틈없는 이행을 통해서 이 위기를 돌파해나가야 합니다.

삼성은 이미 지난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할 때까지 전문경영인 집단협의체 방식으로 굵직한 현안을 풀어감으로써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총수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권한이 쏠려 있어 제왕적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는 그룹의 경영체질을 바꾼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삼성그룹은 자산규모 350조 원, 연 매출액 300조 원, 전 세계 임직원 50만 명, 수출액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5%를 차지하고, 삼성전자 한 기업이 국내총생산의 14%에 이를 정도로 그 위상이 절대적입니다.

삼성의 위기는 곧 한국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리더십의 공백이 경영공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룹 전체의 역량을 모아 이 위기를 돌파해나감으로써 앞으로도 한국경제를 선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삼성그룹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