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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2016년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된지 1년을 맞았다.

정권을 잡은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은 누구의 선동에 의한 것이 아니었고 오로지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촛불 혁명의 성과"라며 "촛불 민심은 탄핵을 넘어 전면적인 국가 시스템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1년 전 '이게 나라냐' 하고 외치던 목소리가 귀에 생생하다"며 "민생과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우상호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개최하고 "탄핵과 정권 교체 1년 역사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기록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16년 12월 9일 1년 전 오늘,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대통령 탄핵 과정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확인시켜 주었지만, 이런 역사가 절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정세균 국회의장은 국회 탄핵 의결 1주년 소회로 말했다.

탄핵은 국정농단과 대통령의 실패를 확인한 것이기도 했다. 이런 농단과 실패가 재발하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정치를 위한 개혁은 1년 전 탄핵이 남긴 과제였다.

탄핵 이후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는 문재인 정부와 함께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과 탈권위 행보는 탄핵으로 이어졌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비되면서 국민적인 환호를 받았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모습에 대한 감동의 매력은 체감돼서 예전만큼은 못하다. 또 정책적, 정치적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다짐만으로 국민적인 공감을 지속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정치는 한편으론 적폐를 청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동안 ‘살아있는 권력’이 만들어온 적폐가 이제부터는 재발되지 않도록 스스로 개혁하는 것이다. 우선 과거의 적폐에 대한 청산 작업은 부처별 혁신과 검찰의 수사를 통해서 전방위적으로 행이 되고 있다. 이전 집권세력이었던 보수 야당에서는 정치 보복이라며 항변하고 있으나 국민 대 다수는 적폐 청산 작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적폐 청산이냐 정치보복이냐가 아니라, 청산의 주체인 새 정부가 그동안 ‘살아있는 권력’이 만들어 온 잘못된 관행, 즉 적폐로부터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가 권력기관이 정권에 종속된 자의적인 도구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근 적폐 청산의 대상이 돼 있는 국정원, 검찰 등이 그런 기관들이었다. 사회적인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도 이미 약속한 바 있지만, 국정농단의 제도적인 배경이 됐던 제왕적 대통령제의 개편, 개헌이 필요하다. 촛불 민심이 밀어냈던 탄핵 경험 속에서 국민은 이미 새로운 차원의 정치적 인식을 하고 있고, 현 정부와 정치권이 이에 호응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