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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갈림길에 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가 당내 중도파 의원들이 제시한 ‘안 대표 2선 후퇴’ 중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보이면서 갈등의 깊이만을 재확인했다. 박 전 대표는 개혁신당 창당을 확실히 밀고나가겠다고 밝혔고, 안 대표는 ‘통합이 국민의 뜻’임을 거듭 강조했다.

안 대표와 박 전 대표는 7일 여수시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 ‘여수 마라톤대회’에 나란히 참석했지만, 서로 별다른 대화 없이 취재진과 개별적 인터뷰를 통해 중재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선(先) 안철수 대표 사퇴, 후(後) 전대서 통합 여부 결정’ 중재안에 대해 “안 대표는 하늘이 두 쪽 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은 뒤 “또다시 대표 당원들에게 물어보자고 하면 이분들은 이미 75% 통과됐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중재안은 통합을 반대하면서 당을 살리려는 충정이고, 성공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안철수 대표가 돌아오지 않거나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밀고 나가면 우리는 확실히 (개혁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안 대표는 “중립파도 어떻게 하면 원만한 통합을 이룰지 당원과 국민이 원하는 방법을 찾자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며 “중립파 의견도 통합을 해야한다는데 기반한 거 아니냐”고 통합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중립파가 제시한 ‘2선후퇴’ 중재안에 대해서는 “본질은 통합”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 대표는 “전 당원 투표를 통해 75% 당원이 통합에 찬성했다”며 “공신력 있는 기관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시너지효과가 난다는 게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는 반대파의 강한 반발에도 아랑 곳하지 않고 이번 주부터 바른정당과의 통합 실무논의를 예고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출범위원회’ 인적 구성을 논의하고 양 당 지도부로 이뤄진 ‘통합추진협의체’ 2차 공개회의를 개최하는 등 ‘통합 열차’ 추진에 가속을 붙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내 반대파의 반발이 커 곳곳에 난제가 수두룩하다. 우선 전대 출범위의 정족수가 미달될 가능성이 있다. 중앙선관위가 최근 전대에서 ‘케이보팅’(K-voting)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그동안 전당대회 대신 전자투표 방식으로 통합 전대를 추진하려던 안 대표 측은 전대 정족수 확보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통합 반대파 역시 ‘개혁신당’ 창당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이 원내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는 20명을 확보할 경우 독자생존이 가능한 것은 물론 여소야대 국회에서 제3당인 국민의당이 행사해 온 ‘캐스팅보터’로서의 영향력도 일정 부분 가져갈 수 있어 신당 추진의 동력이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광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