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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8일
<고운석 칼럼>비리없이 편안한 정치해야
입력시간 : 2018. 05.31. 00:21


천지가 개벽했다고 하는 시대에 사는 오늘날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임기 말이나 임기가 끝나고 나면 권력 남용이나 비리 등으로 가족 또는 측근까지 영어의 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조선시대를 사는 것 같다고 하기도 한다.

조선시대는 이를 업보(業報)라고 했다. 한데, 조선왕국 7대 왕 세조는 어린 조카를 죽이고 즉위한 데 대한 속죄의 의미로 왕위에 있으면서 좋은 정치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지만 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자식들 또한 아버지의 업보를 대신 짊어진 듯 일찍 죽는 등 변고가 많았다.

세조가 왕위에 오른 지 3년 만인 1455년 가을에 큰아들 의경세자가 갑자기 죽은 데 이어 세조의 왕위를 받은 둘째아들 예종도 즉위한 지 13개월 만에 세상을 떠난다.

이 때문에 왕위를 이어받은 성종은 세조비인 정희왕후 윤씨와 세조의 첫째아들인 의경세자 곧 덕종의 부인인 소혜왕후 한씨, 그리고 예종의 계비인 안순왕후 한씨 등 세 명의 대비를 모셔야만 했다.

성종은 즉위 15년이 되던 1484년에 창경궁 터에 외전(外殿)으로는 명정전, 편전으로는 문정전, 내전으로는 환경전, 경춘전, 통명전, 환취정 등 10여 동의 전각과 정자를 새로 짓는다. 세 분의 대비를 모시기 위함이다. 이 때 화제가 된 것이 환취정이다.

환취정은 통명전 뒤편으로 계단식 화원을 조성해, 그 뒤편에 송림이 울창한 사이에 지은 정자이다. 환취(環翠)라고 하면 ‘푸르름이 삥 둘러쌌다’는 뜻이기에 그만큼 나무가 많았고 그곳에서 푸른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정자가 완성되자 기분이 좋아진 성종은 글 잘하는 신하 5명을 특별히 선정해서 이 환취정에 대해 글을 써 올리라고 명령한다. 이때 가장 성종의 마음에 든 것이 김종직의 글이다.

당시 좌부승지를 맡고 있던 김종직이 ‘환취정기’ 라는 글을 써 올리고 한 달 후에 몇 계단을 뛰어 도승지로 발탁되는데 그만큼 글이 평가를 받았다.

김종직은 이 글에서 춘하추동이란 절기를 인간의 본성인 인의예지와 결부시키고 임금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백성을 위해 정치를 잘 할 수 있다는 뜻을 부드럽게 풀었다. 그리하여 무릇 사시(四時)의 경치가 한 번 성상의 눈을 거치면 이것을 모두 취하여 정사를 발하고 인을 베푸는 자료로 삼는 것이다.

이렇게 사시사철 자연을 보며 백성을 생각하는 성종의 마을을 생생하게 그려내니 성종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김종직은 뒷부분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예기(禮記)에 이르기를 ‘백성을 긴장만 시키고 늦추어주지 않으면 요순과 문왕, 무왕도 다스릴 수가 없고 늦추어 주기만하고 긴장시키지 않는 것은 문왕, 무왕도 하지 않는다’ 하였으니 “그렇다면 한 번 늦추어 주고 한 번 긴장시키는 도구는 또한 의당 비할 바가 아닌 것이다. 진실로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영원토록 한마음을 굳게 가지어 매양 이곳에 올라 구경할 적마다 반드시 백성들을 잘 보호하는 것을 하늘에 국운을 기도하는 대상으로 삼으시면 우리 조선이 무궁한 복을 누리게 되지 않겠습니까”

당시 신진 엘리트의 선두 주자격인 김종직은 왕이 백성을 위한 정사에 고생이 많다고 치켜세우면서도 이런 휴식공간을 계기로 정치도 백성들이 피곤하지 않도록 늦춰달라고 주문했다. 백성을 긴장만 시키면 아무리 천하의 재목을 가진 제왕이라도 성공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가 너무 엄격하고 급하면 폐해가 생긴다는 것은 동양의 오랜 지혜였다.

후한 장제 때 상서였던 진총은 상소를 올려 “정사를 보는 것은 거문고와 비파의 줄을 조율하는 것과 같아서 큰 줄이 너무 급하게 연주되면 작은 줄의 소리는 끊어지는 법입니다”라고 했다.(통감절요 권18)

물론 정치는 편하게 늦춰준다고 성공할 수는 없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강하면 부러지니 늦추고 쉬어가며 국민이 편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리라.

현대에 대입하면 백성은 국민이겠지만 왕은 꼭 대통령만이 아니라 권력이 있는 모든 정치인이나 관리들에게 해당한다고 하겠다.

국민을 자기가 생각하는 쪽으로 강하게 급히 몰기보다는 어떻게 이해하고 감동시켜 같이 갈 것인가, 선거를 통해 새로 뽑힐 지방의 권력들도 긴장과 이완을 조율하는 부드럽고 편한 정치를 할 수 있을까.

횐취정에 봄이 오듯 정치에도 당기는 것만이 아니라 늦추고 함께 가는 봄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고운석 <시인>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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