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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라는 말에는 그리움이 묻어있다. 태어난 곳으로 반드시 돌아오는 모천회귀성 물고기인 연어. 태어나 강을 떠난 치어들이 먼 알라스카까지 헤엄쳐 갔다가 다시 강으로 되돌아오기까지는 최대 6년 정도.

모천으로 치닫는 연어에게 폭포를 뛰어넘는 것은 좌절하고 절망하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시험의 연속이다.

바다를 떠난 이후로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 지치고 굶주린 암컷이 알을 낳으면, 역시 지친 수컷이 수정을 시킨다. 일생에 단 한번 산란하고 죽는다. 삶의 모든 에너지를 생명으로 돌려주고 죽는 연어의 일생은 맹목적인 모성의 사무침이 있다. 생명있는 것들의 삶은 크고 작은 시험의 연속이며 절실한 것은 언제나 눈물겹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듯 좋아하는 생선도 다르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생선은 잉어요, 일본인은 도미, 미국인은 연어, 프랑스인은 넙치, 덴마크인은 대구, 아프리카인들은 메기다. 지구촌시대에 양식의 보편화와 함께 우리에게도 연어는 친숙한 생선이 되었다.

우리나라 동해의 하천으로 돌아오는 연어의 종류는 연어와 시마연어 두 종이다.

연어는 우리나라 동해안 연해에도 서식하는 고급어종. 그러나 노르웨이 연어가 맛과 영양면에서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차고 깨끗한 노르웨이 해안에서 자라기 때문에 뚜렷하고 균형 잡힌 맛을 지지고 있어 어떤 나라 음식과도 잘 조화된다.

일본에서는 회와 초밥, 프랑스에서는 타르타르(Tartar),이탈리아에서는 카파치오(Carpaccio), 라틴계 쪽에서는 새비체(Ceviche)로 활용되는 연어. 연어는 각 나라의 전통을 뛰어넘어 다양한 민속음식을 창조해내는데 손색이 없다.

연어는 겉으로 보아 등쪽은 청회색, 배쪽은 은백색이 나지만 근육의 색깔은 짙은 복숭아빛을 띠는 것이 신선하다. 연어의 붉은 색은 가열해도 갈색으로 변하지 않고 고운색을 그대로 유지한다. 근육에 카로틴계의 색소가 있기 때문이다.

내장을 제거하고 토막낸 연어에 레몬즙을 뿌려 랩에 싸서 냉동보관하는 것이 좋다.

연어를 먹을 때는 기생충이 있을 수 있으므로 회와 같은 생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연어는 냉장연어, 냉동연어, 훈제연어로 나뉜다. 냄새로 감별할 때는 굴냄새와 비슷한 바다냄새가 나면 싱싱한 것이다.

연어는 훈제로 가공해도 영양이 줄어들지 않는다.

훈제연어는 담백함과 훈제향을 즐길 수 있는 전채요리로 좋다. 연어의 부드러운 맛이 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식욕을 증진시켜준다. 소금구이나 버터구이, 튀김요리에 많이 사용하는데, 통조림한 것들은 고압하에서 가열하므로 뼈까지 먹을 수 있다.

연어를 버섯이나 야채와 함께 꼬지에 꿰어 양념하여 굽는 연어산적. 고추 속에 연어와 각종 야채를 다져 넣어 튀긴 연어고추튀김. 훈제연어와 수삼, 각종야채를 돌돌말아 된장참깨소스에 찍어 먹는 훈제연어수삼말이. 튀긴 연어에 매콤한 소스에 버무려내는 연어강정도 별미이다.

연어전골과 연어탕은 몸을 따뜻하게 하므로 배가 찬 사람에게 좋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어깨결림을 해소하니 피곤하기 쉬운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연어는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오메가-3은 심장질환예방과 어린이 두뇌개발, 노인성 치매, 암 등의 질병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

또한 다른 어류에서는 별로 볼 수 없는 비타민 A, B가 풍부하며 해산물로서는 드물게 비타민 D가 들어있어 칼슘의 흡수를 좋게한다.

이밖에도 단백질, 지방, 나이라신이 균형있게 들어있는 스테미너식이며 저지방 저칼로리로 다이어트에도 좋은 식품이다.

김정숙(논설위원.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