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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3일
<교육칼럼>감시카메라 정책 밖에 없을까?
입력시간 : 2015. 03.03. 00:00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고발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이 이제 와서 폭발적으로 증가 했을 리는 없습니다. 그동안 묻혀왔을 뿐입니다.

그 대상이 어린 나이의 피해자들이기에 파묻혔을 가능성이 컸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말 못하는 유아부터 의사표현 능력이 어눌한 아이들이 학대에 시달리며 사랑 받지 못한 그 시간들은 고스란히 상처로 남습니다. 유아기의 상처가 더 심각한 이유는 무의식의 저변에 깊숙이 자리 잡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 상처는 소아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기본신뢰감이 형성되지 않아 청소년기의 방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학대를 받고 자란 아이들이 모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개연성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한 두 시간도 아니고 장시간 어린이집 생활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이 나라의 어린 유아들 대부분이 아동학대에 노출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좋아해서 그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사건이 터진 이상은 반드시 실패의 원인을 찾아 차분히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어린이집에 권리금이 붙고 영리에 눈이 어두운 일부 원장들이 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하며 유령교사를 채용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해당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배로 늘어난 어린이를 감당하지 못해 업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가될 것이 자명합니다. 오죽하면 점심시간은 ‘지옥’이라는 표현까지 나왔을 지 이해가 됩니다.

필자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점심시간은 고통의 시간이 분명합니다. 1학년 아이들 20명에게 점심밥을 골고루 남기지 않게 시간 내에 먹게 하는 일이 하루 일과 중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편식하는 아이들, 음식을 먹지 않고 떠드는 아이들, 이런저런 핑계로 끝없이 식판과 싸움하는 아이들의 식습관을 지도하는 일은 오후 3시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내 점심밥은 맛을 모르고 먹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지금은 1학년이 8명에 불과하지만 아직도 점심시간은 하루 일과 중 가장 힘든 시간입니다. 부모님이 바쁜 가정에서 밥상머리 교육이 덜된 아이들이니 좋은 식습관을 갖게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철저한 보상과 칭찬 화법을 동원해 식사지도를 교육적으로 이끌려면 교사의 인내심은 무한대가 되어야 가능합니다. 밥 먹는 속도가 제각각이니 먼저 먹은 아이들은 교실에 가서 양치질을 하게 하면 대충 닦고 떠들고 놀기 일쑤입니다. 양치질까지 제대로 지도하려고 궁여지책으로 다 같이 교실로 가게 하려면 늦게 먹는 아이들 때문에 또 힘든 현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도 식사지도가 이렇게 어려운데 어린이집 아이들은 오죽할까 생각하면 문제를 일으킨 선생님들에게 동정하는 마음이 일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동학대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것은 모든 교육을 엎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에 끝까지 인내하지 못한 점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러니 이 차제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모두 찾아내어 철저히 개선하는 정책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국가에서 의도적으로 아동 보육에 팔을 걷어붙인 애초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문제를 일으킨 어린이집을 무조건 폐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일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하며, 대책이 나오기도 전에 처벌부터 일삼는 정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그것을 시행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사랑으로 인간을 키우는 철학이 분명한 사람들이 교육현장에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을 볼 수 있는,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찾아내어 다듬고 피드백 하는 일이 바로 국가기관의 몫입니다.

어린이집 운영 평가를 서류상으로 대충 했거나 학부모의 민원을 받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사람들부터 책임을 지게 해야 합니다. 문제를 일으킨 일부 어린이집 교사를 언론에 노출시켜 분노의 화살을 그곳으로만 돌리는 일은 여타의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씻을 수 없는 자존감의 상처를 입힐 것이 분명합니다.

마치 세월호 사고의 모든 책임을 ‘유병언’으로 시작해 사망 보도까지 몇 달간 화살을 돌려 문제의 근본을 놓치게 한 언론의 보도 행태가 재현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합니다.

감시카메라 보다 더 중요한 것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맡아야 할 유아의 수를 넘지 않게 하는 일, 처우 개선에 힘쓰는 일, 철저히 검증되고 교육 받은 유자격자를 채용하는 일 등은 감사카메라를 들이대는 일보다 훨씬 중요한 일입니다.

감시카메라의 목적도 담당교사를 감시하기 위한 것이 아닌,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 목적을 위한 사각지대나 위험한 장소에 설치하는 데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카메라 설치가 교사를 감시하는 목적이라면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 될 것입니다. 즐겁고 행복해야 할 일터에 노출되어 일하는 선생님의 무너진 자존감으로 아이들이 사랑 받기를 바라는 것은 위험한 일로 보입니다.

만약 필자가 근무하는 1학년 교실에 하루 종일 감사카메라가 돈다면,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칩니다. 그것도 선생님의 교육 행위를 일일이 감시해 비교육적인 행동을 처벌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너무도 비참할 것 같아 그날로 교직을 그만 둘 것입니다.

그것은 교도소와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된 일터에서는 결코 진정한 사랑이 담긴 교육적 행위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감사카메라는 불신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그 비용보다 더 무서운 재앙을 가져올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로 아이들이 귀한 나라입니다. 결혼도 취업도 어려운 부모들이 어렵게 낳아 기르며 맞벌이 하느라 아이들을 시설에 맡기며 미안해하며 기르는 우리 아이들입니다.

육아의 기쁨을 뒤로 하고 생활전선에서 어린이집 아동학대에 눈물을 훔치면서도 제대로 항의도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랑 받는 아이들, 안심하고 일하는 부모님, 사랑으로 기르는 선생님이 넘칠 수 있도록 지혜롭고 신뢰 가득한 시스템을 촉구합니다.

/장옥순<담양 금성 초 교사>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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