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광주 남구청이 최근 언론사 기고문 '정율성 선생의 업적을 기리며'를 통해 정율성(鄭律成)선생의 친필이력서에 '남구 양림동 79번지에서 태어난 기록이 있다'고 밝혀 광주시민들에게 혼돈을 주었다.

남구청이 주장하는 '중국 중앙악단에 제출된 정 선생의 친필(親筆) 이력서'에 대해, 지난 6월 9일 광주시청 기자실에서 하동정씨 종친회 정찬구 부회장이 "정 선생의 친필은 가짜이며 문구는 조작되었다"라고 기자회견을 하자 남구청은 명예훼손으로 정 부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조사과정에서 친필이력서 진위에 대해 중국에 있는 정 선생의 딸 소제 여사에게 친필여부를 서면질의한 결과, 소제 여사는 "나는 중앙악단에 제출된 친필이력서에 대해서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으며, 중국에는 중앙악단이란 곳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남구청이 주장하는 양림동 79번지는 정 선생의 생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다.

남구청이 고소한 내용은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지금, 남구청이 근거 없는 친필이력서를 또다시 들먹이는 글을 썼기에 필자는 광주시민들에게 '정 선생의 생가터'에 대해 진실을 알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이 글을 쓰게 됐다.

그는 1914년 7월 7일생으로 동구 불로동 163번지에서 태어났으며, 2년 뒤 조카 정상훈도 불로동 163번지에서 태어난 사실이 재적등본에서 기재되어 있다. 또한 그의 기억에 있는 우물, 석류나무, 큰 은행나무도 불로동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러면 남구청이 주장하는 남구 양림동 79번지는 어떤가. 정율성이 19세에 중국으로 떠난 후 30세가 되던 1944년 그의 넷째 형인 정의은이 토지를 매입한 '기록'이 나온다.

정 선생은 중국의 3대음악가로서 96년 문화체육부 장관 주최로 '한중국제음악제'를 서울국립국악원에서 최초로 개최한 적이 있다.

우리에게 정 선생의 생가와 업적을 올바르게 최초로 알려준 것은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회장이다. 2002한ㆍ일월드컵 당시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광주에서 정율성 선생 선양사업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광주시청 간부는 정 선생의 생가를 찾고자 일제시대의 재적등본, 토지대장, 학적부 등을 확인한 후 불로동 163번지가 생가라는데 더욱 힘을 실어주었다.

2006년 3월 24일 정 선생의 생가 문제를 매듭짓고자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이이화 교수 및 김성준 교수 등 여러 학자들을 모시고 생가를 고증하는 세미나를 열어 동구 불로동 163번지가 생가라고 확정하였다.

남구청은 고증 후 2년간 생가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다가 지난 5월 1일 또다시 정 선생의 생가는 양림동이라고 홍보책자 등을 만들어, 오선지축제와 정율성의 거리 등을 조성했다.

치밀한 고증도 하지 않고, 잘못된 사업을 서슴없이 하고 있기에 필자는 공공이익 차원에서 다시 한번 밝히고자 한다. 그동안 행정기관에서 출처도 없는 가짜 이력서로 광주시민들에게 '정 선생 생가'라고 말해왔던 사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두 번 다시 사실이 왜곡되지 않기를 바라며, 공직사회에

서 신뢰성(信賴性)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최창근 <정율성선생기념사업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