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축제란 본래 엄격한 제례의식이면서 예술성이 가미된 놀입니다. 지켜야할 예와 흥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뜻입니다.

경남 창녕군의 화왕산 참사는 축제에서 그 조화가 깨지면 어떤 재앙을 당하는지 경고합니다.

‘불 축제’에서 지켜야할 기본은 완벽한 화재 방지와 소방조첩니다.

800미터에 가까운 산꼭대기에서 밤중에 불놀이를 해왔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고도 어이없습니다. 그런 위험한 행사를 소방당국이 방치해온 사실도 납득이 안갑니다. 용산 참사와 호주 산불에서 불이 얼마나 무서운 흉기인지 날마다 봐오던 상황이기에 더 그렇습니다.

3년 전 행사 때 보다 안전조처를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안전요원을 줄였다니 말문이 막힙니다.

이거야말로 안전 불감증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잡귀와 액운을 쫓는 게 아니라 도리어 재앙을 불러들인 건 결코 우연히 아닙니다.

이를 계기로 지역축제의 안전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됩니다.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축제를 열어 사람들을 끌어 모읍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반드시 안전문제가 생깁니다. 행사장 시설의 붕괴나 화재 또는 집단 식중독 등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탓입니다.

축제를 정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또 대형 사고가 날지 모릅니다.

크고 작은 지역 축제가 전국적으로 천 개가 넘습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내용이 엇비슷합니다.

특색도 없습니다. 홍길동 축제처럼 강원과 전남 지역에서 서로 자기네 축제라고 주장하며 열기도 합니다.

낭비도 심합니다. 2007년 한 해에 지자체의 행사와 축제에 들어간 돈이 7천 억 원에 달합니다. 지방세 수입의 80%를 여기에 쓴 군도 있습니다. 주민들의 세금을 거둬 복지와 생활편의를 위해 쓰지 않고 일회성 축제에 쏟아 부은 것입니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주민들의 피해가 큽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축제는 더욱 과열될 것입니다. 지자체들이 선심성 선거 전략으로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안전 관리를 크게 강화해야 합니다. 소방방재청에서는 그동안 요란한 대책들을 내놨지만 화왕산 불축제처럼 허점은 아직도 많습니다.

축제란 즐기는 잔치에 앞서 안전이 전제돼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