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화순 모후산의 고려인삼 시원지 복원은 고려인삼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굳건히 하는 의미있는 사업이다. 또한 모후산의 이름도 원래의 이름인 나복산(蘿蔔山)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오는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릴 〝고려인삼 시원지(始原地) 복원을 위한 국제 산삼 삼포지엄〞에서 고려인삼 시원지 고찰 및 재배역사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할 박봉우 강원대학교 산림환경과학대학 조경학교수는 ‘동복이 고려인삼의 시배지’라고 못박고 “시배지의 복원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고려인삼의 위상에 필수적인 요건이 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또 모후산도 고려인삼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지명이라며 동복의 옛 이름이 나부(蘿富)인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복은 무를 지칭하는 것으로 옛날 중국에서 인삼을 가리키는 말이었을거라고 추정된다는 것. 따라서 인삼과 나복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인삼을 나복이라고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고려인삼 시배지에 대한 기록은 「중경지」「소호당집」「증보 문헌비고」등에 정확히 기록돼 있다고 문헌에 나타난 증거를 제시했다. 무엇보다도 개성출신인 김택영이 고려인삼 시배지로 동복을 지목한 사실은 더 이상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명쾌한 결론을 내렸다. 여기에 일본사람 今村병(이마무라 도모)이 저술한 「인삼사」에도 동복삼과 최씨 부인의 전설이 언급돼 있는 것을 보면 전라도 동복이 고려인삼의 시배지임이 확실하다는 것.

이같은 사실을 종합해볼 때 일제 강점기에 개성에서 인삼재배 기술자를 초빙하여 모후산에서 인삼을 재배하였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며 생존하는 동복삼 재배 경험자 강창봉옹(87)의 구술 증언은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동복에서는 동복삼을 양각삼이라고 하는데 이는 백제삼을 가리킨다.

동복에서 은밀하게 시작된 인삼재배 기술은 1800년대 들어서 개성으로 전파되어 초기에는 동복과 개성간 왕래가 있었으나 개성에서 인삼재배가 성행하자 동복은 쇠락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다가 1900년대 초에 동복은 개성으로부터 기술자를 초청하여 동복 모후산에서 인삼을 다시 재배하다가 일제강점기 말에 중단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것.

박 교수는 〝화순군이 뒤늦게나마 고려인삼 시원지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은 고려인삼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드높일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전 군민의 역량을 모아 역사성에 자부심을 갖고 지역 이미지를 높이는 작업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