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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할 수 없이 높고 순수하다는 뜻의 ‘지고지순(至高至純)’을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뼜セ瑛活?‘至高至順’으로 쓰고 있다. ‘금시초문(今始初聞)’은 ‘今時初聞’, 부정부패(不正腐敗)는 ‘不淨腐敗’로 잘못 적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 나라 대표적인 사전의 현실이다.

이군선 고려대 BK21 연구교수는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 대사전’과 한글학회의 ‘우리말 큰사전’, 이희승 편 ‘민중국어대사전’ 등 국내 대표적인 국어사전 3종의 한자 표기와 뜻풀이가 오류투성이라고 지적한다.

9일 오전 10시 성신여대에서 열리는 한국한문교육학회(회장 이명학) 학술대회에서 ‘국어사전 한자어 및 아래 한글 한자관련 오류’를 발표하는 이 교수는 “사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정도로 한자와 한문의 오류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금시초문(今始初聞)은 ‘이제야 비로소(始) 처음 듣는다’는 말이기 때문에 ‘時’가 아니라 ‘始’를 써야 한다. 부정부패(不正腐敗)에서 부정(不正)은 ‘행동이 올바르지 않거나 옳지 못하다’는 뜻. 不淨은 깨끗하지 못하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여기서는 바른 용법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틀린 한자는 이 외에도 셀 수 없이 많다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를 ‘同音異議語’로, ‘치적’(治績)을 ‘治積’으로 잘못 적는 것은 애교. “이러이러하다”는 뜻의 여사모사(如斯某斯)는 여사여사(如斯如斯)의 잘못이다.

한자어 해설의 오류는 더 심각하다. ‘우수마발(牛?馬勃)’은 세 사전 모두 ‘소의 오줌과 말똥이란 뜻으로 가치없는 말이나 쓸데 없는 물건을 이른다’고 풀이했으나, 이 교수는 완전히 틀린 해석이라고 얘기한다. ‘우수’는 소 오줌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여기서는 ‘질경이’란 뜻이고, ‘마발’은 ‘말똥’으로 풀이할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 마발은 중국의 권위있는 ‘한어대사전’에 따르면 약재로 쓰는 ‘먼지버섯’으로 ‘비천하지만 유용한 재료’를 가리키기 때문에 우수마발은 ‘흔하지만 유용한 약재’ 정도로 풀이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먼저 편찬된 사전의 잘못을 되풀이하거나 입력을 잘못했기 때문에 오류가 생긴 것 같다”면서 “근본적으로는 한문 교육을 소홀히 한 교육부의 언어정책 부실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엉터리 한자는 교과서에도 심각하리만치 많이 실려 있다. 최근 한문교육학회는 학회지 ‘한문교육연구’ 24호에 고교 문학 교과서 18종을 분석한 결과, 한문 표기와 해석이 엉터리라는 논문을 실었다. 누구를 원망하고 탓할 일이 아니라는 뜻의 ‘수원수구(誰怨誰咎)’는 ‘남을 원망하고 남을 책망하다’로 정반대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