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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이후 북한의 태도는 한시도 적화통일(赤化統一)을 포기한 적이 없다. 그리고 그들은 남한내의 친북세력과 내통하면서 간접침략을 계획적으로 시도하고, 호시탐탐(虎視耽耽) 기획을 노리면서 남한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해안을 침범했던 것도, 1년 전 금강산 관광객을 피격했던 것이나 이유없이 개성공단의 우리 직원을 인질로 잡고 있는 것 등,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핵으로 남한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북한의 핵은 남한의 군사력에 우위를 과시하고 남한을 전략적으로 공포에 떨게 하려는 음모와 술책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그들의 술책은 허세에 불과하다. 그러나 결코 과소평가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군사제일주의와 선군정치(先軍政治)를 무엇보다도 체제유지에 앞장세우고 있으며 핵이나 미사일에 시선을 모이게 하는 전략으로 남한내에 있는 친북세력들을 이용하여 적화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북측이 설계하고 있는 적화통일에 대한 역반응의 새로운 설계를 서두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것이 바로 평화통일의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적 상황은 순조롭게 진행할 여건이 아직 성숙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국내적으로는 우리의 경제적 여건이 충분하지 못하며, 국론(國論)의 분열이 생각보다 깊게 나타나는 사례가 있고, 6·25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의 역사관이 공산주의의 실체를 왜곡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한반도의 주변 4대 강국들과의 관계가 100% 우익적이지 못한 점이다. 즉 중국과 러시아는 이념적으로 사회주의에 가까운 체제이며, 일본의 경우는 역사적 앙금이 아직까지도 망언의 소리를 내고 있으며, 미국만은 우호적 관계이지만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때의 10년간 햇볕정책으로 한미동맹의 우의가 많이 느슨해진 상황이다.

이토록 국내외적으로 평화적 통일의 여건이 성숙되지는 못하고 있지만, 북한의 김정일 체제를 눈여겨보면 주민들은 식량난에 몸부림치고, 권력층에서는 체제유지를 위한 무리수를 띄우고 있어, 한반도의 미래 모습은 우리의 비젼과 의지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더욱이 북측은 지금 최악의 좌충수를 놓고 있는 격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주변 4대 강국들과의 공감대를 만들어 내는 일이 선결문제(先決問題)라고 생각된다. 즉 중국과 러시아는 이념적 차이 때문에 공감대의 형성이 단기간의 과제는 아닌 것으로 본다. 그러기에 정치적 접근보다는 민간외교와 스포츠나 예술 등으로 문화적 교류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며, 일본과는 역사관의 정립을 서두를 필요없이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동등한 우방의 위치를 지켜나가는 외교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과는 평화통일을 내다보는 전략적 차원에서 총체적이고 구체적인 협력관계가 유지되도록 한미간의 우위를 더욱 돈독히 하여 한미동맹체제를 재확립하는데 더욱더 주력해야 할 것이다.

어찌보면 앞으로 1~2년이 고비가 될 수 있다. 북측의 상황이 그러기도 하지만 지구촌의 정서가 평화적인 국제질서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하여 북측이 핵을 사용할 경우 그들은 지구촌에서 영원히 매장될 것이며 동조의 세력이 있을 수 없기에 스스로 좌초의 길을 갈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입장에서는 인내와 유연한 대치방법으로 북측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그들을 국제사회로 끌어올려 자유와 평화의 동족이 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서길웅 <서강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