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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롯데화랑에서 젊은 도예가 유영대의 차도구전이 열린다. 2007년 첫 번째 개인전에 이어 2년 만의 전시이다. 2007년의 전시 테마가 ‘산수(山水)’이었던 것에 비해 두 번째 개인전은 도예가 지니고 있는 쓰임새의 가치에 더 비중을 두는 듯 하다.

이번 차 도구전은 주로 장작 가마에 무유소성한 작품들을 전시하며, 질박한 느낌의 막사발(다완)도 선보인다. 무유소성의 기법은 일반적으로 도자기를 만들 때 입히는 유약을 바르지 않고 장작을 태울 때 날리는 재가 기물에 묻어 자연스럽게 유약의 효과를 내는 작업을 뜻한다.

때문에 장작 가마를 사용하는데 소성시간은 보통 서른 시간 이상 걸린다. 장작 가마의 특성 상 산화와 환원이 반복되고 나무의 재가 불규칙적으로 흩날리기 때문에 완성된 작품에는 불이 지나간 자국과 재가 녹아내린 흔적이 선명하다.

인위성을 배제한 자연스럽고 질박한 기운을 내는 데 적절한 기법이나, 오랜 시간 가마 앞을 지켜야하는 고된 작업이다.

도자비엔날레나 도예의 현대적 가능성을 타진하는 이 때 서른 중반을 갓 넘긴 유영대 작가의 작업은 고루한 느낌마저 든다. 그의 작품에서 특별한 장식이나 재기 넘치는 번뜩임은 찾기 힘들다.

야무질 정도로 완고해 보이는 크기의 다기들은 장식이 아닌 형태와 미묘한 색감으로 구분되며, 그만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맛을 선사한다. 표현을 제멋대로 남발하지 않기에 형태의 섬세함에 더욱 집중한다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유영대 작가의 작업과정은 예술가보다 ‘장인’의 그것에 가까우며, 제대로 쓰이기 위한 ‘만듦’의 과정에 공력을 기울인다.

슬로우 시티나 느림의 미학 등, 일상 속에서 여유로움을 찾기 좋은 계절이다. 이번 전시는 소박함 그 안에서 온전한 쓰임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계기이다. 다도구와 도예에 관심 있는 광주의 많은 ‘차선생’들이 함께 하는 정겨운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 작가 약력

원광대학교 도예과 졸업

전시 2009 세일展(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영호남교류전(대구문화예술회관)

2008 광주미술협회회원전. 전국청년작가미술전(메트로갤러리, 광주)

광주비엔날레 기념 소통의 공간전(자리아트 갤러리, 광주)

2007 제1회 유영대 개인전(무등갤러리, 광주)

한국차문화대전 초청전(아시아문화중심도시 홍보관)

수상 2009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최우수상

2007 전국춘향미술대전 대상

2006 무등차문화대전 대상

2000 장흥옹기문화축제대회 장려상 외 다수

현재 민미협, 한국미협, 터 도예가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