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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반도와 광양만권의 통합이 무산되었지만, 통합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행정안전부가 10일 발표한 행정구역 자율통합 여론조사 결과 찬성지역이 정부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행정구역 통합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애초 여론조사에서 중부권과 영남권, 호남권에서 1곳씩 3곳만 찬성률이 높게 나타나도 이번 자율통합 지원사업이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6개 지역의 16개 시, 군에서 찬성이 반대보다 많았고, 1곳도 찬반이 오차 범위 내여서 자율통합 성사 지역이 예상보다 많을 것으로 행안부는 관측하고 있다.

자율통합 대상지역은 수도권 3곳, 충청권 1곳, 영남권 2곳 등 6개 지역이 최종 선정됐다. 그러나 주민 여론조사까지 거쳐 기세 좋게 발표해 놓곤 겨우 이틀만에 2곳이 번복해버리니 남은 4곳이 제대로 추진될지 걱정스러운 점도 있다.

만일 수원, 화성, 오산시가 통합하면 인구 175만명의 거대 도시가 탄생하게 된다. 인구만 보면 광역시인 대전시 148만명보다 27만명, 광주시 142만명보다 32만명이나 많게 된다. 성남, 하남, 광주(廣州)도 통합되면 인구가 134만명으로 예상돼 역시 광역시인 울산시 인구 112만여명을 넘어서게 된다.

창원, 마산, 진해가 108만명, 안양, 군포, 의왕도 통합이 성사되면 103만명 정도의 광역시급으로 몸집이 불어난다. 이들 도시들은 성장속도가 빨라 수원의 경우 200만명에 육박할 것이고, 성남의 경우 150만명, 창원이나 안양의 경우도 120만명에 바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지금 6대 도시인 광주가 10대 도시로 물러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통합지자체에는 행정구역 자율통합에 따라 통합에 앞서 해당 시, 군, 구에 각각 50억원의 특별교부세가 지원된다. 정부는 재정지원과는 별도로 사회간접자본 확충 때 통합지자체에 우선해 예산을 배정하고 장기임대산업단지 선정 시에도 우대혜택을 준다.

시, 군, 구 행정체제 골격은 대한제국 시절인 1896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100년 전 기준으로 좁은 땅덩어리를 230개로 쪼갠 행정체제가 교통, 통신이 발달한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오래 전 구획된 행정구역이 유지되면서 지자체 간 인구, 예산의 격차가 굉장히 커졌다. 인구 50만 이상 도시가 13곳이고, 3만 이하 군도 12곳이나 된다.

인구가 많건 적건 똑 같은 조직을 설치해 행정낭비가 보통 심한 게 아니다. 인구 50만이 넘는 지자체는 인구 1000명당 평균 공무원 수가 3명밖에 안 되는데, 인구 3만명 이하 지자체는 21명이나 되어. 통합되면 낭비와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 그동안은 각종 지원책과 주민 여론을 앞세워 개편 작업이 순조롭게 추진되는 듯했다.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도 230개 시, 군, 구를 2014년까지 50~60개로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던 것이 출발부터 뒤집기를 당해 정부가 신뢰를 잃어버렸다. 공무원들 역시 조직 축소 가능성을 걱정해 은근(慇懃)히 반대하고 규모가 작은 지자체는 이름이 없어진다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돌아서는 등 숱한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지자체 통합이 결실을 거두려면 우선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현직 국회의원들의 선거구 변화와 축소를 최소화하고 지자체 통합 후 5년, 10년 뒤엔 지역이 이렇게 발전하게 된다는 것을 손에 잡히듯이 지역 주민에게 보여줘 지역주민들이 통합을 밀어붙이는 압력단체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목포권도 5차례나 시도를 했지만, 목포, 무안, 신안이 합쳐지지도 못했다. 통합에 반대하는 무안군이 소외되기 때문에 반대했을 것이다. 광양만권도 통합되면 순천만 좋아진다는 것이 깔려 있기 때문에 반대했을 것이다.

아직 우리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도 적고 도시화율이 낮은 관계로 합쳐지면 다른 지역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극력 반대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를 탓하기 전에 앞으로 10여년 세월을 기다리면서 정말 합쳐지면 불이익을 볼 수 있는 지역에 무엇을 해주어야 할 것인가 현명하게 지금부터 생각해야 할 때라고 본다.

姜元求<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동신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