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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 11월 23일 사상 처음으로 700만명 선을 돌파했다. 1994년 350만명을 넘어선 지 15년 만에 두 배로 커진 것이다. 서울이나 부산, 제주는 외국인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데, 광주에는 국제선 한편이 없는 관계로 직접 들어온 외국인은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플루로 인하여 세계관광시장이 사스 이후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에 빠져들었다. 특히 일본, 중국 등 이웃의 거대 경쟁국은 외래관광객 입국 감소폭이 두 자릿수나 되는 등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외래관광객이 넘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제3차 관광산업 경쟁력강화회의를 통해 앞으로 10년 안에 외국인 관광객 수를 3배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2020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관광수입 300억달러, 국가관광경쟁력 15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결국 정부가 휴가와 공휴일 제도를 개선하는 등 장기적으로 내국인 관광수요 기반을 확충, 내국인의 국내여행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둔 것은 합당해 보인다. 내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으면 투자가 뒤따르게 되고 자연스레 외국인에게까지 '관광하고 싶은 한국'이 꾸며지지 않겠느냐는 계산이다.

일본과 중국에 대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의존도가 지나치기는 하지만 어차피 두 나라에서 오는 관광객이 60%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최대 시장이 될 중국과의 상호 무비자 입국 추진은 주목할 만하다.

기업회의, 컨벤션, 전시, 의료관광, 쇼핑관광과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산업 육성도 중요한 과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느냐'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느냐'로 관광객 유치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부는 20일 제3차 관광산업경쟁력 강화 회의를 열어 불법 체류 우려가 적은 중국 관광객이 30일간 무비자로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중국 국가여유국장은 18일 북경에서 회담을 갖고 한중(韓中)관광객의 단기 무비자 입국 원칙에 생각을 같이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중국 관광객에게 단기 무비자를 발급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 기준을 설정해 이 기준을 충족하면 불법 체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먼저 그들에게 제한적으로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도록 하고 무비자 대상을 점차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중교류는 1992년 8월 수교(修交) 이후 말 그대로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1992년 당시 63억여달러였던 한중교역액은 2008년 말 1683억달러를 기록했다. 16년 만에 26배나 늘어났다.

지난해 한중교역 규모는 한일(韓日)간 849억달러, 한미(韓美)간 848억달러를 합친 액수와 비슷하다. 1992년 수교 당시 13만명이었던 한중간 인적 교류는 2008년 한국인의 중국 방문이 396만명, 중국인의 한국 방문이 117만명으로 인적 교류 규모가 513만명에 달했다.

우리나라가 1994년 중국 여행 제한을 해제하면서 한중간 직항로도 열렸다. 그로부터 15년 뒤인 올해 10월 말 현재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한미, 한일간 전체 운항 편수를 합친 것과 비슷한 매주 700여편의 항공편이 운항되고 있다.

중국에는 한국인이 100만명과 중국동포 200만명 약 300만명이 살고 있고, 한국에 중국인은 53만여명에 이른다. 13억 인구의 중국은 도전이자 기회의 땅이다. 대한민국에도 중국은 새로운 성장의 발판이 될 기회의 땅이자 한국 경제가 중국 의존 체질로 굳어지는 국가로 굴러 떨어지게 할지 모를 덫이기도 하다.

한중간 무비자 방문이 실현되면 한중간 인적교류는 단기간에 지금의 두 배인 100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으나, 그에 따른 부작용과 사회적 비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대책이 있어야 한다. 아직은 한중간 무비자 협정보다는, 한국인에게는 현재 단수비자나 1년 복수비자보다는 5년 정도의 복수비자부터 전환하고, 중국인들에게도 단수비자나 복수비자를 받는데 너무나 힘이들기 때문에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동신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