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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 맛은 사람이 한번 죽는 것과 맞바꿀 수 있는 맛!”이라고 복어를 예찬한 시인 소동파(蘇東坡)는‘ 대밭 밖으로 복사꽃 두 가지 피고/봄 강물 따스해짐을 오리발 먼저아네./물쑥이 땅에 찼고 갈대마저 움트니/이제야말로 복이 올라오려는 때........ ’라고 복어를 읊었다.

매성유( 梅聖愈)는 ‘봄 섬에 갈대 움 돋아나고,/강가에는 버들개지 한창나네/이제야말로 복의 철을 맞았는데/그 맛은 천하의 일품이로다.’-

매성유와 소동파의 글은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다는 복어 맛은 자갈이 깔린 여울로 조수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에 산란하는 생태를 적절히 설명한 말이다

전 세계 1백 20여종의 복중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참복으로 통하는 검복과 까치복, 황복, 자주복 등을 식용으로 사용한다. 한겨울의 진미로 치는 복요리 중 사람들은 검복을 최고로 친다. 섣달이 지나면서 복어는 생식소가 꽉 차고 살이 오르기 때문이다.

배가 볼록하여 하돈(河豚)이라고 불리는 복어는 성질이 탐욕스러워 무엇이든 마구 물어댄다. 그래서 속담에 원한이 있어서 이를 바드득바드득 가는 것을 "복어 이 갈 듯 한다“고 한다.

복어는 기름기가 적어 담백하며 양질의 아미노산과 타우린, 칼슘, 비타민B1?B2등이 풍부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여 예로부터 최고급 식품이라고 하였다. 맛이 좋고, 알코올의 분해 능력도 커서 해장국으로도 인기가 높으며, 당뇨병이나 간장질환을 앓는 사람에도 좋다. 그러나 복어에는 테트로톡신(tetrodotoxin)이라는 맹독이 있다. ‘ 나비가 날면 복어를 먹지 않는다’은 속설은 산란기 전의 5 ～7월 사이에 독성이 최고에 달하고,.그 독성은 청산가리보다 13배나 강해서 0.5mg만 먹어도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복어 한 마리에 보통 어른 33명을 죽일 수 있는 독이 있고 치사율도 60%에 이르고 있다.

복어는 난소에 가장 독이 많고, 그 다음이 간?피부?장의 순이며, 근육에는 적다. 복어는 맛이 뛰어난 생선이지만 잘못 먹으면 생명을 잃게 되므로 전문가가 아니면 다룰 수 없는 생선이기도 하다.

복어 독을 소량을 섭취하면 진통?진정의 효능이 있고, 위경련?야뇨증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남성구실이 시원찮은 사람도 비아그라 대신 복어를 장복하면 효험이 있고, 전립선암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실험 결과도 발표됐다.

복어살은 백옥같이 희고 맑으며 광채가 있다. 기름기가 없으면서도 어둡지 않고 담담하면서도 싱겁지 않다. 복어는 회맛이 일품인데 흰 접시에 백지장처럼 얇게 저며 놓은 복어회는 투명하여 마치 빈 접시 같이 보인다. 복어 고유의 맛과 향기를 맛보기 위해서다. 두꺼우면 향미가 제대로 느껴지지 않고 육질이 질기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복어살이 서시유( 西施乳 )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이는 ‘외피와 점막의 중간살이 중국 고대 오나라의 천하절색 서시의 젖가슴처럼 부드럽고 아름답다’는 데서 유래됐다.

복어는 지리나 매운탕으로 많이 먹는다. 탕을 끓일 때 미나리를 곁들이면 독특한 향미의 정유성분이 해독작용과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저항력을 향상시켜준다. 복 매운탕을 끓일 때는 콩나물의 머리를 떼고 사용한다. 콩나물은 머리와 뿌리 부분이 음양의 상반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복어 자체에 음적인 성질과 독성이 있기 때문에 콩나물 뿌리의 양적인 발산력과 조화를 이루면서 몸속에서 음양의 성질이 조화롭게 하기 위하여 콩나물의 머리를 떼는 것이다.

복껍질은 콜라겐 성분이 많아 익히면 꼬들꼬들한 젤라틴이 되므로 흔히 조금 삶은 다음 안주로 이용하는데, 씹히는 맛이 좋아 술꾼들이 좋아한다. 복껍질은 양잿물로도 벗겨지지 않는 요강이나 술항아리의 누릿한 땟국을 말끔히 지워낸다. 조선시대 요강담살이들도 복 삶은 물을 상비했다한다.

복어지느러미는 불로 조금 태운 다음 데운 청주에 띄워 마시는 음주법도 있다. 특히 일본인이 좋아해 히레사케라고 하는데 숙취나 악취의 원인이 되는 알데히드나 메탄올이 제거되어 좋다고 한다.

‘하늘의 옥찬(玉饌)이요, 마계(魔界)의 기이한 맛’이라는 복어. 과학자들은 복어의 독을 통증치료제와 국소마취제로 개발하고 있다.

김정숙 교수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