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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 건너편 단동(丹東: 딴뚱)

단동을 몇 차례 다니면서 느끼는 점은 북한에서 빨리 개방해야 할 곳은 신의주라고 생각이다. 그것은 압록강에서 두 도시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의주 사람들이 매일 강 건너 중국의 단동을 보면서 ‘우리도 언제 저렇게 잘 살아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밖에 없을 것이다.

인천항에서 단동으로 일주일에 여객선이 세 편 운항되고 있고, 항공기를 이용하려면 심양을 거쳐가는 편이 좋다. 심양에서 단동간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승용차로 3시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다.

철도는 5시간 걸리지만 기차를 이용하는 것도 재미있다. 중국의 철도는 거의 복선으로 되어 있지만, 본계를 지나면서 단동까지 단선이다.

본계를 지나면 장백산맥(태백산맥) 줄기의 산들이 나타난다. 심양에서 장춘, 길림을 거쳐 연길까지 기차로 15시간 이상을 달려가도 끝없이 펼쳐지는 평야지대지만, 여기는 불과 2시간밖에 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지형과 같은 산세들이 펼쳐져 마치 고향에 온 느낌이 든다.

산은 많으나 조림이 잘 되어 있지 않은 것이 흠이다. 산 속에 흐르는 강줄기는 거의 압록강의 지류이다.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볼모로 잡혀갈 때 통역관이었던 장현(張炫)이 압록강을 건너면서 지었다는 시조가 전해지고 있다.

시조/압록강 해 진 날에 어여쁜 우리 님이/연운만리(燕雲萬里)를 어디라고 가시는고

봄풀이 푸르고 푸르거든 즉시 돌아오소서

이 시조는 바로 지은 것이 아니라, 나중에 지은 것 같다. 연운만리란 연경의 멀고 먼 거리를 나타낸다. 그 당시 그들은 연경으로 끌려간 것이 아니라 심양으로 끌려갔기 때문이다.

단동은 옛날에 안동(安東)이라 불렸다. 지금도 신의주를 마주하고 있는 음식점 안동각이 있으며, 신의주에는 압록강각이 있다.

일제시대 중국으로 망명한 애국지사들이 고종황제의 둘째 왕자이며, 순종의 아우인 의친왕 이강(李堈)을 상해로 탈출시켜 망명정부의 구심점을 삼으려 했으나, 단동에서 붙잡혀 허사로 돌아간 것이 1919년 11월에 일어난 대동단(大同團) 사건이다.

단동 시내 인구만 80만명이다. 바로 강 건너의 신의주는 30만명이라 한다. 단동에 금강산(錦江山)이 있다. 우리의 금강산(金剛山)과는 글자는 다르지만 시내에 있다.

금강산 공원에 올라보면 단동과 신의주를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다. 옛날에는 단동이나 신의주가 거의 같은 도시였다고 하지만 금강산에서 바라보면 신의주와 단동은 격차가 심하다.

단동은 몇 년 전부터 한국 붐이 일고 있다. 많은 한국인의 상점이나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한국의 붐이 일면서 한국인 식당도 많고 다방도 많다.

북한 식당인 청류관 이외에도 많이 생겼으며, 북한 그림과 골동품을 파는 상점이 있다. 저녁에는 국제호텔 주변으로 약 2km 거리에 야시장이 들어선다. 그곳에 파는 물건들은 한국에서 직수입을 알리는 글자가 눈에 많이 들어온다.

단동에 조선족학교는 압록강변에 있었다. 비록 크지 않지만 우리 민족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학교다. 최상근(崔尙根) 교장과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다.

이 학교에 몇 차례 동화책을 보내 준 적이 있었으며, 압록강가에 있고, 강물을 바라보면서 공부하기 좋은 곳인데, 도시계획 때문에 철거되어 지금은 시내에 있고, 우리나라 많은 학교들과 자매결연도 맺고 있다.

◆신의주 앞에 있는 압록강

신의주와 철길로 연결되는 단동은 압록강 하류의 국경도시로 경의선 철도의 복원공사가 시작되면서 대륙관문의 꿈에 부풀어 있다. 단동 강변에 나가면 신의주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압록강은 물빛이 오리대가리와 같다고 하여 오리 압(鴨)자에 푸를 록(綠)자를 쓴다.

영어로 압록강을 '야루(Yalu)'라 한다. 이것은 압록강의 압록(鴨綠)이 중국 발음으로 '야루'로 소리나기 때문이다. 단동은 중국에서 잠업으로 이름이 난 비단의 도시이며, 압록강 뗏목이 운집하는 나무의 도시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국경도시인 단동에 들어와 압록강을 따라 신의주를 바라보는 순간 국경선에 대한 상상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린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국경선이라면 철책선이 둘러쳐져 있고, 총을 든 병사들이 밤낮으로 경계하는 곳으로 생각한다. 압록강에는 그런 국경의 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사진으로 너무나 낯익은 동강난 압록강 철교는 관광의 명소로 되었고, 옆의 다리는 기차와 자동차가 오가고 있었다. 압록강엔 유람선이 있다. 유람선은 이성계의 회군으로 유명한 위화도 앞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하구 쪽으로 내려가면서 관광객에게 구경 잘하라는 듯 신의주 쪽 강변으로 바짝 붙여 서서히 몰아주기도 한다. 북한쪽 강변에 낚시꾼도 있고 빨래하는 아낙네들도 보인다.

또한 한쪽 강기슭을 돌아서면 벌거숭이로 미역을 감는 아이들이 물 속에 깊이 들어가며 부끄러움을 감추기도 한다. 압록강은 정말로 아름다운 강이다. 길이만도 790k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큰 강이며 중국에서도 명나라 때 지리지인 ‘황여고’엔 양자강 황하와 함께 3대 하천으로 꼽은 큰 강이지만 조금도 사납거나 험한 데가 없다.

압록강 단교는 철로로 1909년에 건설하여 1911년에 완공되었다. 안동-봉천 철도를 개설할 때 만든 것으로 길이는 944m로 90도 각도를 회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100여년 전에 이런 기술이 있었다는 게 놀라울 일이었다. 이 철교는 1950년 11월 14일 6.25 동란 때 미군이 중공군의 진입을 막기 위하여 폭파하였는데,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현존 철교는 1937년에 건설하여 1944년에 완공 된 것으로 길이가 946m이다.

압록강 단교를 소개하는데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이 조선총독부다. 아마도 조선총독부에서 관리하고 감독했기 때문인 것 같다. 압록강 단교 밑으로 흐르는 강물은 유난히도 맑아 보였다.

사람들 대부분이 백두산으로 여행갈 때 도문에서 두만강을 바라본다. 그러나 압록강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지만, 요즈음 한국인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著者姜元求 박사의 프로필

現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現 동신대학교 초빙교수. 現광주여행문화원 회장/現 중국 심양. 남창 명예시민/ 前 전국시도관광협회연합회장/前 광주광역시관광협회장/ 前 광주권발전연구소장/前광주상아탑학원 원장

연락처 :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062)652-8800 http://www.hanjoong.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