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딸기, 복숭아, 앵두, 메론..... 인간의 미각욕구를 충족 시켜주는 과일은 다양한 색과 향기로 식탁에 변화를 준다. 신이 최초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한 후 같이 살게 한 에덴동산에는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모든 종류의 과일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신비의 정원인 ‘태초의 과수원’ 에는 불멸의 상징인 생명수와 선과 악을 구별하는 금단의 열매가 자라고, 어느 날 그곳에 뱀이 나타나고....

숙명의 과일이 어떤 품종의 과일인지 아무도 알지 못하였다. 그것은 5세기에서 12세기까지 그리스도교 신학자들을 대립시킨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스 전설에서는 사과는 영원한 생명과 행복을 주는 과일이라 하였다.

아라비아에서는 만병통치약으로 여겼으며, 북유럽에는 ‘ 영원한 청춘의 사과’를 먹고 불로장생을 누렸다는 신화가 있다.

아담과 이브, 사과에 얽힌 역사의 전통은 ‘사과나무’가 라틴어로 ‘악(惡)’과 동음이의어인 말루스( malus)로 사용된다는 사실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언어학적으로 유사하다는 것 때문에 금지된 나무의 열매가된 사과는 어린 예수의 손에 들려있을 때는 구원이나 원죄에 대한 속죄를 암시한다고 한다.

중세에 과일은 그 자체로 귀족적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농민들이 재배하던 흙투성이인 채소와는 격이 다른 과일을 식물의 귀족으로 여겼던 것이다. 16세기 중엽에는 사과나 버찌, 자두는 거친 음식을 먹어도 소화를 잘 시키는 위가 튼튼한 ‘하층계급’의 사람에게 좋은 것으로 여겼다.

당시 사회에는 과일은 정신의 명민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귀족들에게는 레몬이나 오렌지 등 향과 약간의 신맛이 나는 과일을 권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생식하지만 서양에서는 술이나 식초, 파이, 소스 등으로 조리해 먹는다. 사과는 변비에는 말 할 것도 없고 설사가 심할 때도 사과를 갈아 식사대신 먹으면 속이 한결 편해진다.

사과에 함유된 펙틴은 수분을 머금으면 한천상태로 굳어져 소화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설된다. 따라서 변비일 때는 변의 부피를 늘려 밀어내고, 설사일 때는 수분을 흡수하여 적당한 상태로 굳혀주는 요술 같은 일을 한다.

사과 속에든 식이섬유인 펙틴은 유산균을 증식시켜 대장암을 예방한다. 펙틴은 껍질에 많으므로 가능한 한 무기농 재배한 것을 선택하여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그 밖에도 항산화작용을 가진 비타민 C, E 카로틴이 들어 있다.

이밖에도 사과의 유기산은 쌓인 피로를 풀고 장을 깨끗이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급성장염과 변비, 혈압을 조절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사과는 익을수록 녹말이 당과 알코올로 바뀌면서 맛이 든다. 사과 씨 둘레를 말갛고 투명하게 둘러싸고 있는 것이 바로 녹말에서 당을 거쳐 알코올로 바뀐 막인데 이런 사과를 흔히 ‘꿀이든 사과’라고 한다.

이렇게 변한 사과일수록 껍질에 안토시안이라는 붉은 색소가 많이 생겨서 잘 익은 맛있는 사과임을 증명한다.

서양에서는 사과를 두 쪽으로 잘랐을 때 그 단면은 여자의 성기로 비유하고 씨가 박힌 심이 되는 부분은 남자의 성기로 비유하고 있다. 즉 사과가 빈틈없이 결합된 여자와 남자의 성기의 상징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민간요법에서는 사과를 여자의 성기질환에 약으로 쓰고 있다. 생리 때마다 아랫배와 허리가 몹시 쑤시고 아프다면 사과를 껍질째 구워서 날마다 하나씩 먹으면 좋다. 껍질째 구운 사과는 부인들의 요통이나 산후복통에도 좋다.

맛있는 사과를 고르는 요령은 껍질에 상처가 없고 꼭지가 신선한 것, 색이 골고루 선명한 것, 단단하고 무거운 것을 고른다.

“아침마다 공복에 먹는 사과 한 알은 의사를 울게 한다” 는 속담은 사과가 건강에 얼마나 좋은 과일인가를 잘 보여준다.

김정숙 교수<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