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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롯데갤러리에서 사진작가 작품전의 두 번째 초대로 이병호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이병호(48)씨는 광주기독병원의 의료선교팀과 함께 지난 2005년부터 스리랑카 갈레지역 쓰나미 긴급구조 활동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케냐, 베트남, 캄보디아, 네팔, 러시아, 국내 도서지방 등. 의료봉사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기도 힘든 시기, 그가 해외 의료봉사에 나선 이유는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광주기독병원에 구호를 요청했던 스리랑카 갈레 골함반도타 지역은 쓰나미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는데도, 매스컴에 잘 알려지지 않아 구호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흔하디흔한 구급약품이 없어 손과 발이 썩어 들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현지 주민들을 보며, 작가는 지속적으로 그들의 현실과 구호현장을 담기로 결심했다.

전시서문으로 작가의 작업 이야기를 대신한 시인 김준태씨는 이병호의 작업을 다음과 같이 술회한다.

다큐멘터리 사진의 경우 사실(눈에 보이는 것)과 진실(눈에 안보이는), 사회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아우르며 수많은 사람들 앞에 다가선다. 대화와 소통의 기재로서 혹은 지구촌 모든 나라가 공유하는 ‘세계 언어’로써 가치와 효용성이 높아지고 있는 다큐 사진, 이제 다큐 장르는 사랑과 희생, 봉사가 행해지는 지구촌 곳곳에서 그 역할 또한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전쟁과 가난과 소외, 자연 재해 등이 속출하는 지역일수록 현장을 알리고(고발하고) 치유하는 의미로서 작가의사명과 휴머니즘 정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작가 이병호의 모습은 그런 뜻에서반갑고 기쁜 일이다. - 전시서문 중

그동안의 활동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 50여점에는 지구촌 곳곳의 긴박했던 현장들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인도네시아 지진피해현장이나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을 서며 치료를 기다리는 수많은 주민들의 모습, 간이 막사나 허름한 창고에서 이들을 진료하기 위해 집중하는 의료진 등, 고스란히 그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작가는 희생과 봉사의 마음이 진실하고 절실할수록 타국인에 대한 감정의 거리는 좁아진다고 말한다.

어찌 보면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치료(treatment)의 개념보다는 치유와 돌봄(care)의 의미에 가까울 것이다. 삶을 투영하는 매개체로써의 예술도 이와 다르지는 않다. 동시대를 호흡하는 이들과 생의 아픔과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미술의 힘이 절실한 지금, 더불어 최악의 자연재해로 신음하고 있는 아이티의 현실을 떠올리며, 이병호 작가의 기록사진의 현장에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함께 하였으면 한다.

※ 작가 이력 _ 이 병 호 1962년 전북 순창 출생 사진경력 15년

현재, 사진 스튜디오 운영, 프로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

2005년 1월 24일~2월 1일 스리랑카 갈레, 함반도타 지역 스나미 긴급구조 활동 및 기록

2006년 5월 31일~6월 7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지역 지진피해 의료봉사 및 기록

2007년 8월 19일~26일 방글라데시 다카 지역 의료봉사 및 기록

베트남(2006년), 캄보디아(2008년), 네팔(2007년), 아프리카 케냐(2009년), 러시아(2009년) 등 국내 소외 지역 의료봉사 다수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