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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적절한 시기에 위안화 환율에 대한 추가 조정을 하겠다고 밝혀 위안화 추가 절상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인민은행은 4일 발표한 2·4분기(4~6월) 보고서에서 “향후 시장 전개상황과 경제 및 금융 상황에 따라 적절한 때에 환율 변동 허용폭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위안화 환율의 하루 변동 허용폭은 전날 대비 0.3%를 오르내리도록 제한돼 있다.

보고서는 “지난달 21일 위안화를 2% 절상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추가적으로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안화 가치의 적절한 상향 조정은 미국과의 무역마찰을 줄이는 등 중국 경제 전반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베이징의 금융 소식통들은 중국이 정부 주도의 환율 조정은 가능한한 피한 채 시장의 움직임에 따른 추가 절상은 가능하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추가 절상의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국의 금융기관 메릴린치는 중국이 지난달 단행한 위안화 평가 절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을 의식해 이르면 다음달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위안화를 추가 절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 관리들은 “지난달 절상 이후 당분간은 추가 절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고 있으나 변동 허용폭을 확대할 경우 시장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위안화 가치는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추가 절상을 단행하더라도 당장 큰폭으로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김범수 우리은행 베이징지점장은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한계 수출기업이 힘들어지고 이것이 기업의 파산과 실업으로 이어질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지난달 단행한 위안화 절상의 파장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현 주중대사관 재경관은 “중국 정부는 8월1일자로 기업과 개인의 외화보유 한도를 확대하는 조치를 단행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7천1백억달러를 넘는 외환보유액에다 수출 급증으로 위안화에 대한 추가 절상 압력이 높아지는 것을 중국은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위안화 환율 시스템을 개선하고 국제수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외환 파생상품 도입 ▲외환선물환 거래 실시 ▲환율변동에 따른 시장반응과 영향 분석작업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민은행이 위안화 추가 절상 가능성을 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3일 홍콩의 달러화 암거래 시장에서는 여전히 달러당 8.2위안 선에 거래됐으며, 홍콩의 위안화 선물시장 가격도 달러당 7.75위안에서 7.76위안으로 오히려 소폭 오르는 등 별다른 영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