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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돌로 지은 건축물이 화제다. 11일 방송된 SBS `세상에 이런 일이`는 돌건축물을 만든 여정수씨(67)를 소개했다.

경기도 여주에 사는 여씨의 집은 온통 돌로 둘러싸여 있다. 집에 들어서기 전 돌로 만든 화려한 대문이 눈을 사로잡는다. 집 안에는 연못과 돌집, 포석정, 25개의 돌탑 등 온갖 돌건축물이 즐비하다.

방송에 따르면 대부분의 돌들은 유명 건축물을 철거할 때 여씨가 가져온 것들이다. 옛 산업은행 건물, 4·19회관에 있었던 계단, 윤보선 대통령의 집에 있던 기둥, 심지어 삼풍 백화점 건물 기둥도 있었다. 한마디로 돌 하나하나가 현대사의 흔적인 셈이었다.

여씨가 이 같은 돌을 수집한 이유는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여씨의 어머니, 누나, 아내마저 일찍 세상을 떴던 것. 그는 그 모든 이유가 집터가 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여씨는 돌로 집터를 눌러줘야 한다는 주위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그때부터 여씨는 전국 각지에서 돌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가 여기저기서 돌을 모은다는 소문에 ‘돌 또라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26년 동안 모은 돌로 그는 8년 전인 1997년부터 건축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건축 공부는 해본적도 없는데다 장비라고는 도르레와 삼발이가 전부다. 또한 4·19 당시 부상을 당해 한쪽 다리는 불편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씨는 혼자서 화려한 돌 건축물을 하나하나 쌓아올렸다. 최근에는 선인들의 시와 명언을 돌에 새기는 일까지 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여씨는 불행한 개인사를 위해 시작한 돌 건축물을 이제는 후손들에게 전해주고자 한다.

“후손들에게 역사의 발자취를 보여주고 싶은 것 그것 뿐이죠.”

여씨의 소망을 담은 아름다운 돌 건축물들은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채 흔들림 없이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