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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18일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와 산둥(山東)성 일대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 태평양함대 기지에서 오전 11시(현지시간)를 기해 ‘평화의 사명 2005’라고 명명된 합동 군사훈련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21세기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열강들의 각축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훈련 내용=이번 훈련은 3단계로 나뉘어 25일까지 8일동안 실시된다. 1단계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함대 기동훈련, 2단계는 산둥반도에서의 상륙작전 훈련, 3단계는 첨단 미사일 발사 실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에서 8,000명, 러시아에서 1,800명의 병력이 동원됐다.

러시아군은 핵탄두를 장착한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TU-95MC, TU-22MZ, TU-160 등 3종의 장거리 폭격기와 최신예 전투기·잠수함 등을 동원했다. 중국에서는 공군 주력기종인 젠(殲) 전투기와 수호이 폭격기, 최신형 잠수함과 미사일 등을 동원했다.

블라디미르 몰텐스코 러시아 육군부사령관은 “훈련 시나리오에서는 산둥반도가 민족간 갈등으로 폭동이 일어나고 각기 다른 군대가 대결하는 상황이 펼쳐진 한 가상국가로 설정됐다”고 말했다.

◇배경과 의도=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훈련 목적이 국제테러와 지역분쟁에 대한 양국의 공조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다른 나라들에도 이익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이 육·해·공군이 총동원되는 대규모인 데다 첨단 미사일 발사까지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이상의 의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일동맹을 견제하고 아·태지역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중국과 러시아의 장기 포석이란 시각도 있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양국이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고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군의 북진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긴장하는 주변국=게리 로헤드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두 나라가 어떤 장비를 사용하고 어떻게 훈련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미국은 이번 훈련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눈치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군사적 동맹 차원으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 중국·러시아·인도의 3각동맹이 구축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계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이번 훈련을 지켜본 뒤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합동군사훈련을 태평양 지역에서 실시할 방침이다. 또 대만도 17일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동북아 지역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