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요즈음 518m 높이의 민주·인권타워를 전남도청 이전부지에 세우자는 제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시아문화전당이 건립되는 도청 부지에는 기술적으로 힘들다는 양론이 분분하다.

타워란 탑이나 망루를 말한다. 탑은 처의 유골이나 유품 등을 안치하고 공양이나 기념하기 위하여 좁고 높게 세운 사찰의 부속 건축물이다. 탑은 아래로부터 위로 바라볼 수 있지만, 망루는 아래를 조망할 수 있는 건물이다.

우리나라는 산악지역이 많아 강이나 하천에 정자를 지어 놓고 학문을 연구하거나, 유유자적하면서 지냈으며, 중국은 우리 정자보다 훨씬 크고 아름다운 누각을 지어 아래를 조망하는 것을 만들었다.

세계적인 타워로는 캐나타 토론토 CN 타워(553m) 미국 시카고 시워스 타워 (442m), 중국 상해 동방명주탑(468m), 일본 동경타워(333m), 후쿠오카 타워(234m) 등 여기저기에 많이 있다.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프랑스 에펠탑(318m)은 1889년 프랑스대혁명 200주년 기념 만국박람회를 위해 건립한 것으로 구스타프 에펠(1832-1923)이라는 사람에 의해 건립되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여행 가서 쌍둥이빌딩 페트로나스 타워를 본적이 있다. 당시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전통적 탑 형태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독창적 초고층 건물이다.

상해를 상징하는 동방명주탑이나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의 아름다운 자태는 낮과 밤의 아름다움이 대비가 된다.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으며, 언제나 긴 줄을 서야하고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도 언제나 구경꾼이 모여든다. 일부 전문가들은 ‘권위의 상징’인 타워가 5·18의 상징물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재원 조달과 수익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광주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타워는 평지형의 유럽도시에서 도시 전체를 조망하기 위해 건립되기 시작했지만, 산악 지형이 주를 이루는 광주 같은 도시에서는 수직의 타워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초고층 타워는 권력과 권위주의, 남성적인 것의 상징물이어서 평등과 민주로 대표되는 5·18 정신에 부합하지 않으며, 공사비가 지나치게 많이 든다는 것이 흠이라고 말한다. 사실 대형 타워는 관광자원으로서 활용가치가 충분하지만, 문화전당과는 문제가 많다.

우선 518m를 건립하기 위해서는 탑 하나만 세원도 공간이 좁기 때문이다. 문화전당과 어울리게 하기 위해서는 대폭 축소하거나 광주시내를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전망대에 불과하게 지어야 가능하다. 도시미관과 타워를 함께 살리기 위해서는 분산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문화전당은 현재 위치에 그대로 계획해 나가고, 현재 사직공원에 있는 팔각정 자리에 새롭고 커다란 누각을 만들어 보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광주는 우리나라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을 만들면 좋겠지만, 그런데 들어가는 비용이 많을 뿐만 아니라, 호응도 적을 것이다.

일본에 가면 도시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오사카성이나 구마모토성을 볼 수 있다. 독특한 일본을 나타내면서 도시전체를 바라볼 수 있어 좋다. 중국에 가면 3대 누각인 악양루, 등왕각이나 황학루에서 800만명이 넘는 무한시내를 바라볼 수 있다.

건축물은 수백 년, 수천 년 돈을 댄 사람이나, 그 일족이 세상에서 사라진 후까지도 그 자리에 남아있는 역사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서양식 고층 타워보다는 사직공원에 ‘광주루(光州樓)’라는 누각을 건립해 두는 것도 좋겠다.

글 = 강원구 (행정학박사. 광주광역시 관광협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