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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으로 배를 채워라. 양궁을 마셔라. 양궁과 함께 자라.” 최근 인도 유력일간지 타임스오브인디아가 올해 초부터 인도 양궁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한국 출신 임채웅(43) 감독을 소개하며 쓴 기사의 첫 문장이다.

임 감독은 선수들에게 하루 수십 번씩 이 말을 되풀이 하고 있다. 이 말은 이제 양궁 선수들뿐 아니라 인도 사람들 사이에서도 만트라(진언)로 여겨지고 있다. 만트라란 힌두교나 불교에서 신비하고 영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신성한 말을 뜻한다

임 감독을 소개하고 있는 기사의 제목 역시 ‘Woong Mantra, Right Results’. ‘임 감독의 만트라가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의미다. 임 감독의 말이 신성한 말로 여겨질 정도로 최근 임 감독은 인도에서 어엿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역시 이 기사에서 “한국에서 온 지도자의 한결같은 헌신이 인도 양궁 국가대표팀의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인도 사람들이 임 감독에게 열광하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그가 대표팀을 맡은 뒤 팀 성적을 몰라볼 정도로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인도 양궁대표팀은 1999년 세계챔피언십대회에서 2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2005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같은 대회에서는 남자 2위, 여자 4위를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기량이 더욱 좋아졌다. 양궁 전문가들은 인도 양궁대표팀이 현재 아시아 2위, 세계 3위 수준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인도 사람들이 임 감독에 찬사를 보내는 두 번째 이유는 임 감독의 성실함. 인도인들은 임 감독이 보여준 대표팀에 대한 성실하고 헌신적인 자세에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임 감독은 매일 새벽 6시 전에 눈을 뜬 뒤 6시께 훈련을 시작한다. 그리고 하루종일 연습을 한다. 임 감독은 저녁 10시가 돼서야 저녁식사를 하고 하루 훈련을 마무리한다.

임 감독의 부임 초기에 인도 선수들이 아무런 불만 없이 이 같은 고된 훈련 일정을 소화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지금 모두 임 감독의 말을 잘 따르며 훈련을 받고 있다.

인도 양궁대표팀의 한 선수는 “감독님은 스스로 아주 만족할 만한 한 발을 쏘기 전까지는 활의 시위조차 함부로 바꾸지 못하게 할 정도로 엄격했다”며 “처음에는 까다롭고 힘든 훈련 과정에 불만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선수들이 감독님을 존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이 인도 양궁의 성적만 끌어올렸던 것은 아니다. 그는 인도 국민들에게 양궁을 알리고 인도 국민들이 양궁을 어엿한 세계적 스포츠로 좋아할 수 있게 만드는 데도 큰 기여를 했다. 사실 인도는 그동안 양궁을 국제적인 스포츠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임 감독의 이런 노력은 인도에 체계적인 양궁 훈련시설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다. 인도에는 그동안 체계적인 양궁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이 없었다. 이에 임 감독은 오랜 시간 동안 훈련장에 투광조명을 설치해 줄 것을 인도 정부에 건의했고, 결국 정부의 수락을 이끌어냈다.

임 감독은 “투광조명 아래에서 훈련을 하면 선수들의 집중력이 좋아지고 긴장감은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만 선수들은 자신의 기술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감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간 한 번도 실시한 적이 없었던 해외 전지훈련을 인도 양궁협회와 정부에 제안했다. 성적 향상도 중요하지만 향상된 성적을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임 감독은 요즘 훈련캠프에서 선수들과 함께 오는 11월 델리에서 열리는 아시아양궁 챔피언십을 준비하고 있다. 임 감독은 “한국이 양궁의 세계 최고 국가라는 점이 내가 여기서 활동하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나는 단지 한국 선수들의 근면함을 인도에 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