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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한 불안심리가 여전한 가운데 대기업들이 올 하반기 투자를 대폭 늘리는 등 투자 활성화에 적극 나섰다. 국내 기업들이 국제유가 급등, 환율 불안 등 불투명한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투자 확대에 나서는 것은 불황기를 이유로 더 이상 투자를 미룰 경우 생산능력 확충을 통한 경쟁력 강화는 물론 성장동력 확보 전략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의 투자가 살아나면서 그동안 각종 경제지표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반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던 경기 회복세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업종별 매출액 기준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1% 늘어난 36조6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투자 증가율 면에서는 ‘벤처 붐’ 등으로 투자가 활발했던 2000년대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은 상반기에는 작년 동기보다 18.1% 증가한 30조2000억원을 투자해 올해 총 투자액이 작년보다 21.4% 늘어난 66조8000억원을 기록, 2001년 이후 4년 연속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상반기 투자액의 연간 투자계획 대비 집행률은 45.2%에 그쳐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하반기 투자가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상반기 미집행 투자 이연과 경기회복 기대감 확산, 수출 호조 등에 따른 생산능력 확충 압력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30대 그룹의 하반기 투자액은 작년 동기보다 29.7% 증가한 20조6000억원으로 600대 기업 투자액의 56.3%를 차지했다. 10대 그룹은 17조7000억원(29.5% 증가), 4대 그룹은 11조9000억원(26.5% 증가)을 투자할 계획이다.

업종별로는 상반기에 호조를 보인 중화학공업 투자가 급증하면서 작년 동기보다 30% 이상 늘어나고 서비스업 투자도 상반기와 비슷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일부 경공업과 부동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 투자는 하반기에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경련은 “기업들은 매출 확대와 수익성 증진을 위해 신사업 진출과 신상품 개발 등 신규 투자처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정부도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각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