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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귀한 귀양(貴陽)

귀주성의 수도는 귀양이다. 빛이 귀하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거대한 제국을 이끌었던 중국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 나라는 참 보잘것없는 국가였을 게다. 지금의 중국 귀주성 산골에 존재했던 야랑(夜郞)이라는 나라 얘기다. 전국 시대로부터 한나라 시대까지 약 300년 동안 지탱했던 소국이다.

영토 확장을 일삼던 한 왕실의 무제가 이곳에 사신을 파견한다. 인도 쪽으로 통하는 길목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때문이다. 사마천의 사기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적고 있다. 사신이 이곳을 들렀을 때 야랑의 왕이 “한나라와 우리 중에 어디가 더 큰가?” 라고 묻더라는 것이다.

무제라는 인물이 등장한 한나라는 당시 대단했다. 서역을 개척하고 북방의 유목 민족을 진압한 뒤 세계적인 제국으로 크고 있던 한나라와 스스로를 견줬던 야랑의 무모함. 그를 비웃는 내용이다. 이 기록은 결국 ‘야랑이 제 스스로 크다고 한다(夜郞自大)’ 라는 성어로 정착한다.

청나라 시대에 들어 일부 유명 문학작품에 등장하면서 맹목적으로 제 스스로를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는 그런 상황을 일컫는 말로 자리 잡는다. “작은 나라가 어딜 감히?” 라는 중국인의 대국 의식이 우선 눈에 거슬린다.

그럼에도 작은 나라에 몸을 기대 살아가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이야기다. 주변 상황을 제대로 파악 못해 시의적절한 대외 정책을 세우지 못할 경우 불러들일 재앙은 어떤 것일까라는 점이다.

중국은 대체로 자신의 주변에 대해 좋은 이름을 주는 데 인색하기도 했다. 몽고에 대해서는 뭔가 뒤집어써서 앞뒤를 못 가린다는 뜻의 ‘몽(蒙)’ 이라는 글자를 쓴다거나, 날래고 잽싸게 싸움에 능했던 훈족에 대해서는 언뜻 보기에도 어감이 좋지 않은‘흉노(匈奴)’ 라는 이름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야랑도 그 나라가 썼던 명칭을 한자로 음역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밤의 사내’ 쯤으로 해석되는 말을 붙인 데서 중국인의 그 독특한 대국 의식이 엿보인다.

밤의 사내, 어둠에 싸여 제대로 판단을 못하는 사람을 일컬었던 것 아닐까. ‘사흘 맑은 날이 드물고, 삼십 리 안에 평지가 없고, 사람들 주머니에는 서 푼 돈도 없다’ 중국 사람들은 귀주성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산지가 전체 면적의 87%인 귀주성은 중국에서도 오지 중 오지다. 전체 인구의 약 40%는 소수 민족들이다. 특히 호남성과 광서장족자치구 경계에는 여러 소수 민족들이 모여 있어 수시로 다양한 축제가 벌어진다.

귀주성의 소수민족인 모여 사는 곳이 있다. 이곳에는 외지인들이 마을을 찾으면 술부터 권하는 풍습이 있다. 긴 대나무 피리인 노생(蘆笙)을 불자 처녀들이 권주가를 부르며 술을 권한다. 술 한잔 받아 마시자, 이곳까지 왔던 길들이 아득해지며 고대의 중국 신화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 든다.

◆著者姜元求 박사의 프로필

現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現광주여행문화원 회장/現 중국 심양. 남창 명예시민/ 前 전국시도관광협회연합회장/前 광주광역시관광협회장/ 前 광주권발전연구소장/前광주상아탑학원 원장 現 호남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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