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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아랍에미리트(UAE) 세이크 칼리파 빈 자에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킨 ‘새로운 차원의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노 대통령의 UAE 공식방문은 지난 1980년 6월 양국 수교 이후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첫 방문이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수교 이전인 1980년 5월 UAE를 방문한 바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자원·에너지 분야와 교역 건설·플랜트 투자 IT 방산 등 다방면에 걸쳐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역내 경제허브로서 협력증진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원유 국제공동비축사업을 비롯해 △경제·무역·기술협력 △IT협력 △자원·에너지협력 △건설협력 △중소기업분야 협력 △투자협력 양해각서(MOU) 등 모두 6개 분야의 정부·비정부간 협정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노 대통령과 칼리파 대통령은 특히 양국이 공동이익 창출이 가능한 협력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그 일환으로 ‘원유 국제공동비축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원유 국제공동비축사업이란 우리나라 잉여비축시설에 산유국의 원유를 저장하는 사업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UAE로부터 임대수익을 획득하고 비상시에는 원유 우선구매권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산유국인 UAE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축비용과 동북아시장의 판로 확보라는 이득을 얻게 된다. 양국 모두에게 득이 되는 상호 이익 모델이다.

아랍에미리트가 우리나라의 두 번째 원유 수입국임을 감안할 때 원유 국제공동비축사업 추진 합의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의미 있는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양국은 또 UAE의 주요 건설·플랜트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기업의 진출을 지원키로 했으며 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두바이에 ‘중동 아프리카 플랜트·건설수주 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제2의 중동붐을 겨냥한 것이다.

두 정상은 이어 양국의 공동 이익 창출을 위해 앞으로 UAE의 풍부한 석유·가스 자원과 자본력에 한국의 개발경험과 기술력·자본을 결합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에서 UAE 측은 한국과의 IT·항공·건설·관광협력 확대에 관심을 표시했다. 한국 측은 UAE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원유공급을 하겠다는 데 대해 사의를 표명하고, UAE의 경제개발과정과 산업구조 다변화 노력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또 한국기업의 참여를 위한 각별한 배려와 지원을 요청했다.

양국은 이외에도 국방·방산 분야에서 실질적 우호 관계를 도모하고, 문화·교육분야 교류 증진을 위해 국방협력 협정과 문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노 대통령과 칼리파 대통령은 아랍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최근 이라크 정세 발전을 환영하고, 이라크의 국민통합과 정치안정, 평화가 조속히 실현되기를 희망했다. 또 중동평화의 조기정착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진전을 이뤄야 하며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원조가 계속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중동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한 UAE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칼리파 대통령은 남북한 관계가 당사국 간 노력에 힘입어 꾸준히 발전해온 점을 높이 샀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이날 오전 모하메드 빈 다엔 알 하밀리 에너지 장관과 오마이르 빈 유세프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 회장 디압 수전력청 회장을 접견하고 우리나라에 대한 안정적인 원유공급을 비롯한 양국 간 협력 강화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양국 간 자원 협력분야에서 장기적 실질적 파트너 관계가 구축되기를 희망한다”며, 향후 UAE의 건설·플랜트 분야에 한국 기업의 진출이 한층 확대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배려를 당부했다.

이날 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칼리파 대통령의 방한을 제안했으며 칼리파 대통령은 적당한 시기에 방문을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