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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한국 드라마 대장금이 이제 홍콩인들의 정신에 까지 그 영향력을 넓혀나갈 것 같다. 홍콩에서 ‘대장금 정신’을 교과서에 싣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강인한 의지로 역경을 딛고 결국 성공을 일궈내는 대장금 정신을 배우자는 것이다.

드라마 대장금은 지난해 홍콩 780만 인구 중 절반에 가까운 300만 명이 시청했다. 이 기록은 시청률 사상 최고임은 물론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 한다. 한류 붐의 절정을 이루었다고도 할 수 있다.

대장금의 주인공 이영애씨는 중화권 최고의 한류 스타로 떠올랐다. 대장금 열풍은 또한 한국어 학습 열기로도 이어지면서 홍콩 정부는 한국어 학습자에 대해 학비 지원 결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대장금의 감동은 홍콩인들의 가치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대공보는 시사평론가 탐먼틴의 칼럼을 통해 대장금 정신은 ‘곧고 강인하며, 근면하게 노력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고, 새롭게 창조하고, 교만하지도 비굴하지도 않고, 사랑으로 충만하며, 인생에 목표가 있으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탐먼틴은 이 칼럼에서 대장금 정신을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어 홍콩 초등학생들이 이를 통해 적극적인 자기 인생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장금 정신은 150년 동안 식민지시대를 거치며 경제적 동물, 단기투자자, 돈벌레와 같은 모습을 지니게 된 홍콩인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있다는 것. 특히 홍콩이 지금 세계 무역의 중심지에서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는 상황에서 설사 역전패를 하더라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대장금의 자강정신(自强精神)은 홍콩정부와 홍콩인들에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홍콩 정부의 문화·홍보·체육 분야 최고책임자인 패트릭 호 민정사무국장은 드라마 대장금이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데 그친게 아니라 홍콩인들의 가치관에 까지 영향을 미친데 대해 주목한다고 밝혔다. 호국장은 “한국인과 홍콩인들이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대장금은 하나의 좋은 드라마일 뿐이다. 드라마 대장금이 실존인물을 그린 것이기는 하나 그녀의 생애가 드라마에서 펼쳐진 것처럼 실제 그렇게 드라마틱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대장금의 생애와 정신을 교과서에 수록하라고 하는 요구에 대해 홍콩 교육당국이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지 모른다. 그러나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든 이 드라마가 일본, 중국, 동남아는 물론 미주 대륙과 아프리카에서 까지 방영되면서 대장금 정신이 이들 나라의 국민들에게 자신들이 배워야 할 한국인의 정신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드라마 대장금은 세계 속에서 한국, 한국인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한류 붐을 타고 해외로 수출되는 많은 문화상품 중에 또 다른 대장금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