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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버블 경고를 뒷받침하듯 민간 경제연구소에서도 “지금은 부동산을 팔 때”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21일 ‘국내 부동산, 일본형 버블과의 유사점과 차이’ 보고서를 낸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부동산 불패 신화가 지금의 버블을 가져왔지만 버블은 꺼지기 마련”이라며 “일본도 무너지지 않는 토지 신화가 있었지만 결국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부동산 버블이 영원히 지속되지 못하는 것을 극명히 보여준 일본과 같이 국내 부동산 시장도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중에도 물가가 오르는 상황)적 현상을 거친 후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필요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빨리 처분하는 것이 좋다”며 “부동산 외 다른 부문의 자산을 균형있게 보유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인구 추이와 더불어 주택 수요 증가세가 계속 둔화되는 반면 정부의 장기주택 공급 계획에 따라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50만 가구의 주택이 공급될 경우 현재의 부동산 초과 수요 현상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집값 하락 시점과 관련, “그건 누구도 쉽게 짐작할 수 없다”면서도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이 본격 발효되는 올 하반기에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박 연구위원은 또 “정부로서는 부동산 버블의 주범인 투기적 가수요를 제거하는 데 계속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부동산 버블 붕괴가 소비위축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재산을 부동산으로 집중해 갖고 있는 한국적 상황에서 집값이 갑자기 떨어진다면 소비가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리 담보대출비율(LTV) 등을 조절한 금융권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거품의 크기 면에서 일본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일본 6대 도시의 평균 땅값이 3배 가량 폭등한 데 반해, 우리나라는 전국 주택가격지수와 강남 아파트값은 2002년 1월 이후 지난 4월까지 각각 평균 25%, 75%씩 올라 일본보다는 덜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

박 연구위원은 이어 “저출산 고령화 사회 구조에 맞도록 수요와 필요와 맞춘 적절한 주택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 지규현 박사는 일본식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에 대해 "일본은 가격이 상승하는 시점에 기업대출을 100%까지 한 경우도 있지만, 우리의 경우는 담보대출비율(LTV) 한도 제한으로 이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지금보다 집값이 20~30% 떨어지더라도 LTV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일정정도 시간을 주고 거품이 꺼진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제2금융권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80% 이상 초과한 경우에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 박사는 부동산 버블 경고에 대해 "정부가 부동산 거품에 대해 방임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통해 위험 시그널을 보내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며 "이를 통해 주택을 구입하거나 실수요이지만 투기심리가 끼어있는 경우, 하락국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