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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은 실패의 경험이 많다. 1950년대말의 대약진 운동, 66년 시작돼 10여년이나 끈 문화대혁명을 대표적인 실패의 경험으로 볼 수 있다. 가장 최근에는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발탁돼 80년대 나란히 총서기를 역임한 후야오방(胡耀邦)과 자오즈양(趙紫陽) 두 지도자의 잇따른 몰락을 실패로 규정해야 할 것 같다. 둘은 덩샤오핑의 정치 개혁의 의중을 너무나 잘 받들어 몇걸음 더 빨리 나아가다 실각의 운명에 봉착한 다음 중국의 정치를 격랑의 와중으로 몰아넣었다. 89년 발생한 톈안먼(天安門)사태는 바로 이 실패가 불러온 비극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9세기 말 중국의 인구는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겨우 갓 1억명을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수는 50년대 초에 무려 5배인 5억여명에 이르렀다. 이어 77년에는 8억여명을 헤아렸다. 가만히 놔뒀다가는 10억명으로 늘어난 다음 바로 20억명으로 폭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아무리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대륙이라 하더라도 인구수용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뭔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됐던 것이다.

계획생육은 당정 고위층의 수 없는 토론과 연구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 정책의 실시가 처음 제기된 것은 인구가 5억명을 넘어서기 시작한 지난 50년대부터였다. 당시 베이징(北京)대학의 마인추(馬寅初)교수가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인구 폭발에 의한 대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본격화됐다.

계획생육(산하제한)은 통계적으로 봐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 가만 놔뒀을 경우에는 최대 25억명에 이르렀을 수도 있는 인구를 공식 통계상으로 13억명에 묶어놓은 것은 진짜 그렇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여기에 무작정의 다산보다는 적게 낳아 잘 기르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인식을 중국인들에게 확고하게 심어준 것도 만만치 않다.

이로 인하여 형제 없이 혼자 자란 금지옥엽의 한 자녀를 의미하는 샤오황디(小皇帝)의 출현은 더욱 특별하게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숫자 조합도 있다. 중국에서는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른바 4+2+1의 조합이 그것이다. 이해하기에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 친조부모와 외조부모, 부모등이 모두 나서서 한 자녀를 완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현실을 뜻한다. 분명 정상적 상황이라 하기 어렵다.

이 정도에서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다. 어찌 어찌 취업을 해도 샤오황디들이 연출하는 기상천외한 현실은 계속된다. 상사의 질책 한마디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직장을 뛰쳐나와 집에서 태연하게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는 웃지 못할 경우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럴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난 30여년동안에 걸친 정책의 시행 결과 아이를 둘 이상 낳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이 거의 신앙처럼 굳어졌다. 이제는 굳이 한 자녀 정책을 고집하지 않아도 폭발적인 인구 증가를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계획생육 정책을 추진하는 당국에서 이를 국민들에게 적극 설명하지 않은데다 당시까지는 샤오황디들이 결혼 적령기에 이르지 않은 탓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당장 자신들의 문제라고 생각한 가장 나이 많은 결혼 적령기의 20대 후반의 독생자들과 부모들이 이 규정을 공론화 시키면서 상당히 많이 알려졌다. 독생자들이 줄줄이 결혼하게 되는 앞으로는 사실상 한 자녀 낳기 원칙의 예외가 폭넓게 인정되게 되는 것이다. 중국 인구 정책 당국이 계획생육을 당장 포기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시대 상황에 맞도록 개선하기 위해 다시 한번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할 시기가 이미 도래하지 않았나 싶다

中 흑룡강성. 길림성 주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