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온 나라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 미처 알지 못했던 두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완연한 봄을 미처 즐길새도 없이 더워진 날씨와, 두 번째는 바로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다.

대한민국의 공직선거는 4년마다 치르는 지방선거․국회의원선거와 5년마다 치르는 대통령선거가 있다. 약 2년에 한번은 공직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도에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치른지 2년여 시간이 흘렀고 이제 2014년 6월 4일에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른다.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지방자치제도가 정착이 되어간다는 뜻이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우리나라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실천되고 있는 국가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시․도지사, 교육감, 시․도의원, 비례대표시․도의원, 시․구․군의장, 시․구․군의원,비례대표시․구․군의원을 뽑는다. 총 7장의 투표지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나열한 7장의 투표지로 가려지는 후보자들은 앞으로 4년간 우리 지역을 대표할 사람들이다. 우리 지역이 4년간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면 좋을까 생각하고 있다면 그물음의 답은 투표일 것이다. 우리 아이의 학교생활이 4년간 어떠한 교육정책의 영향을 받게될지 걱정하고 있다면 그 역시 답은 투표일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투표해야 한다. 투표참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써의 권리다. 권리행사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투표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또는 뽑을사람이 없다며 투표를 포기하고 나중에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을 하는것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뒤늦은 후회나 진배없다.

정치가 진흙탕 싸움이라 하여 나의 한표를 포기하는 것보다는 투표에 참여하여 잘못된 현실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행사한 한표는 4년간의 건전한 비판의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권리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것은 민주시민의 상식이다.

선거는 국민의 권리이며 동시에 책임이자 의무이다. 구성원들이 권리는 누리되, 의무는 회피하겠다고 한다면, 그 사회의 건전성과 결속력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말은 지방자치가 민주주의의 기초이자, 근본이라는 의미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커다란 문제 중 하나가 기초와 근본이 취약하다는 것인데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이를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무관심은 대선이나 총선만큼 지방선거도 중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지방선거를 통해 우리 지역의 현안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이야기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지방선거의 중요성은 그 어떤 선거보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지난 두 번의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율이 51.6%와 54.5%라고 하는 것은 얼마나 지방선거에 대한 투표참여 의식이 낮은지 알 수 있다.

국민 2명중 1명만 투표를 했다면 투표를 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은 무엇을 한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정치가, 지방자치가 바로 잡히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욕심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주민이 관심이 없는 지방자치가 무슨 효용이 있을 것이며 그런 무관심 속에서 뽑힌 후보가 무슨 대표성을 갖고 지역의 일을 똑바로 할 수 있을까. 정치가 싫다고 해서 기권하고, 적당히 살다가 떠날 동네인데 무엇하러 투표를 하느냐며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적 발상이다. 정치가 그러할수록 올바른 인물을 뽑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선거를 통해 정치인을 심판할 수 있다. 그런데 투표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유권자들의 정치인에 대한 감시가 부족하다는 의미가 된다. 이 점에서 유권자들의 투표 기피는 정당과 선출 공직자들의 오만을 부추기는 행위나 다를 바 없다.

물론 투표에 참여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후보자를 잘 선택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는 마트에서 물건하나 구입할 때도 이것저것 깐깐하게 따지며, 작은 일 하나 부탁하는 데도 적임자를 꼼꼼히 따져 물색하게 된다. 하물며 4년 동안이나 지역주민의 생활은 물론 장래까지 좌우할 큰 일을 맡을 사람을 남의 선택에 맡기고 말겠는가.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작금의 지방자치 행태를 불평할 권리도 없다. 권리는 그것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구성원들이 주인의 권리를 계속 유지하려면 그것이 요구하는 책임을 다해야만 한다.

/선관위 양기주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