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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문가들은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공영형 혁신학교(이하 혁신학교)와 관련, 혁신학교 운영의 성패는 기존의 명문대학 진학 위주의 교육 시스템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9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공영형 혁신학교 추진 관련 공청회’를 열고 시민단체 대표, 지자체 관계자, 교육단체 대표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윤지희 교육과 시민사회 공동대표는 “수요자 입장에서 성적과 등록금에 구애없이 보다 특색있고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가 생긴다면 환영할 일”이라며 “교사들도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실행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지원 의지를 너무 강조하다 보면 자칫 혁신학교가 지역의 입시 명문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입시명문고 육성을 통해 인구 유출을 막고자 하는 지자체가 재정지원을 해 지자체 추천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다양성과 자율성 확보는 더욱 어렵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정광필 이우학교 교장도 자율학교, 특수목적고, 농어촌 거점학교, 자립학교 등이 본래의 취지와 달리 결과적으로 대부분 입시 교육의 거대한 자장에 빨려 들어간 사례를 참조해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입시광풍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시범사업 단계에서 최적화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시도교육청, 학부모, 지자체를 만족시킬 수 있기 위해서는 학업성취도 평가 외에도 협약사항에 대한 평가 툴을 합의를 통해 도출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임장근 부산광역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평가기준을 지필평가 결과로 나타나는 학업성취로만 국한하지 말고 학력의 범위를 넓혀 혁신학교 교육목적인 자기 주도적 학습력과 창의력 등 다양한 학습능력들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형식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은 자율성 확대에 상응해 학업성취도, 학생·학부모 만족도 제고 등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통한 교육적 책무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교 스스로 교육적 활동에 대한 결과를 분석하고 학교 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그 결과를 학교구성원에게 공개토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입시과목에 치중되지 않고 인성·창의성교육, 민주시민교육 등을 균형있게 실시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외부 평가를 병행하고 4년마다 실시되는 종합평가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부진한 학교에 대해서는 운영주체의 교체, 기존학교로의 전환하는 등 제재 조치를 가하게 된다.

학교운영 주체에 대한 의견 또한 분분했다. 특히 교직 경험이 없는 민간에게까지 확대한다는 것은 교육의 전문성을 부정하는 것이며 경쟁 논리로 교육의 성패를 재단한다는 점에서 지나친 모험이라는 지적이다.

또 단위차원의 혁신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교장 뿐 아니라 교사에 이르기까지 학교 단위의 초빙·공모 등의 인사 관리 방법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더 적극적인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학생모집 요건과 관련해서는 ‘인재확보’ 문제를 들어 지자체의 경우 도 단위, 광역시까지의 확대를 요구한 반면 다른 토론자들은 평준화, 비평준화 지역에 관계없이‘선 지원 후 배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평준화 지역의 경우 학교별 필기 고사는 허용하지 않지만 내신이나 적성검사, 학교장 추천 등을 통해 모집하게 되므로 결국 성적 우수자를 뽑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한편 이명균 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이철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은 미리 배포한 자료를 통해 공모제에 의한 교장·교사의 비자격증 소지자 채용 등의 파격적인 교원인사는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