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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를 앞두고 56돌을 앞두고 6.25 참전조종사의 아들이 공군 현역 전투조종사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현창건 옹(예비역 대령, 80세)과 공군 제16전투비행단 소속 전투조종사 현승기 소령(36세) 부자.

현창건 옹은 전쟁이 한창이었던 1952년 공군 소위로 현지임관해 강릉의 제10전투비행전대 소속으로 평양 대폭격작전(’52.8.29), 351고지 전투지원작전(’53.3.26) 등 전사에 길이 남을 주요 작전에 참가하는 등 F-51 무스탕기로 114회를 출격하면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역전의 빨간마후라였다. 현 옹의 막내아들(3형제)인 현승기 소령 역시 지난 94년 공군사관학교 42기로 임관해 F-4E, T-59 등을 주기종으로 1,700여 시간의 비행시간을 자랑하는 베테랑 조종사다.

코흘리개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참전기록이 생생히 담긴 앨범들을 보며 공군 전투조종사를 동경해오던 현소령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 것은 고2때. 어머니가 극구 반대했지만 아버지 현 옹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재수 끝에 공군사관학교에 합격, 아버지처럼 전투조종사의 길을 갈 수 있게 되었다.

“6.25의 가장 큰 교훈은 공군력이 약하면 전쟁의 비극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 부자에게도 50년의 세대차이는 존재한다. 현 옹이 6.25 당시 항공기에 Oil이 새서 CANOPY(조종석 덮개유리)를 완전히 뒤덮는 바람에 한 손으로는 조종간을 잡고, 한 손으로는 Oil을 닦으며 가까스로 안착했던 일, 평양 폭격작전 중 적의 고사포에 프로펠러 하나가 부러져 나가 추락위험 속에 아슬아슬하게 귀환한 일들은 첨단의 항공기를 조종하지만 아직 실전 경험은 없는 현소령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비행훈련을 마치고 아버지가 군생활 막바지에 조종했었던 F-5A를 처음 조종하면서 남다른 감회를 느꼈다는 현소령은 비록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아버지를 통해 빨간 마후라의 기백과 투혼을 배운다고 말한다.

전투조종사를 천직으로 생각하는 현소령을 보며 주위 동료들은 “역시 피는 못 속인다.”는 반응. 그러나 현 옹은 시간 날 때마다 “항상 비행은 ‘겸손하게’ 그리고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야한다.”며 선배 전투조종사로서 지도의 말을 잊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전투조종사는 그 어떤 일보다 위험하지만 반드시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숭고한 사명”이라며 “내 아들이 대를 이어 조국을 지킨다는 사실에 무한한 긍지를 느낀다.”고 아들을 자랑스러워했다.

현소령 역시 “아버지는 단 1명의 조종사가 아쉬웠던 전시상황에서 불과 서너 번의 이착륙 훈련 후에 바로 실전에 투입됐고, 생사의 고비를 수없이 넘기셨다.”면서 “전쟁에서 보여준 아버지의 용기와 사명감, 애국심은 내가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며 아버지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표하였다.

이들 부자는 “가능하면 손자(아들)도 전투조종사로 키우고 싶다”고 말해 멀지 않아 3대를 잇는 전투조종사 명문가 탄생이 기대되고 있다.

6.25 56돌을 앞두고 위국헌신의 숭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창건, 현승기 부자의 이야기는 6.25의 교훈을 잊어가고 있는 전후세대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최정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