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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태조 왕건’을 보면서 !. 2001년 01월 10일 호매칼럼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KBS대하 드라마 ‘太祖王建’의 시청률이 시간을 거듭할수록 높아 가고 있다. 하나의 시대극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받아 드려지는 시각은, 하나의 시대극이라고 하는 측면을 벗어나고 있는 듯 하다.선술집이나 식당 또는 모임에서 ‘태조왕건’의 대하드라마에 대한 화제가 시작하면, 너도나도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안주되어 몇 접시가 오고간다.

하나의 대하 드라마를 마치 현실과 연결하여 상당한 흥분을 토하기까지 한다. 어떤 사람은“왕건이 한반도의 최초 군사 쿠데타의 원조”라고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고,“아니다. 궁예의 잘못된 정치에서 민중을 등에 업은 정치 개혁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에도 인기리에 방영됐던 KBS 대하 드라마 “용의 눈물”역시 세간에 적지 않는 화제를 뿌렸던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 역시“군사 쿠데타다”“아니다 정치 개혁이다”라고 양분된 의견들이 엇갈려서 토론하는 장면이 많이 목격됐다. 조선의 창업은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으로 정권을 잡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 관계로 군사 혁명이라는 견해도 많았다. 우리 한반도는 군사의 무력에 의해 정권이 수립되는 경우가 허다했다.古代에도 그랬지만 近代에도 5.16군사쿠데타 , 1212 정치 군인의 정권 장악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누구나 이를 정당하다는 생각과 민심을 수반한 군사 행동이라고 수긍한 국민은 아무도 없었다.

단지 집권한 무리들이 자신들의 군사 행동에 대해 합리화시키려는 이유로 당위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와 집권당에서는 군사 쿠데타라고 확정한 제3공화국의 장본인 박정희에 대해 기념관을 세워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에 맛서 시민단체 등 일부는 적극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정작 경상도 지방에서도 “박정희의 기념관을 세워서는 안된다”라는 목소리를 높인 시민 단체도 있었다. 이렇게 찬반이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 일가?.지난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장기 집권은, 위정자들이 대통령에게 정치가 잘되고 있으며, 물가가 싸서 국민들이 편안하게 잘살고 있다는 등의 국민여론을 왜곡되게 하여, 장기 집권의 음모로 3.15부정선거를 치렀고, 이에 국민들의 노도는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1960년 4월19일 학생들의 봉기로 이승만의 장기집권은 막을 내리면서 순수한 정부가 탄생했던 것이다.

그런데 일년 만인 1961년 5월15일, 아직 새로운 정부가 안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박정희의 군부 세력이 총칼로 정권을 장악한 것이다. 따라서 요사이 KBS대하 드라마 ‘태조 왕건’과 같이 국민을 기아에서 해방시키는 민족의 혁명이 아닌, 정권의 찬탈에 목적이 있었다는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당시의 중고생들은 학교에 파견된 훈육 선생이라는 군인에 의해 ‘혁명공약’을 소리 높이 외쳤고 ,학교 일과 시간이 시작하는 운동장의 전체 조회나, 교실의 조회에서도 어김없는 ‘혁명공약’의 암송을 수년간 반복해 왔으며, 그 후에는 유신정권에 대한 당위성에 대한 주입식 교육이 강조되었다.

이렇듯이 군사정권은 정권의 찬탈을 합리화하는 당위성을 국민에게 강제로 주입시켰다. 4,19 의거 이후 새로운 정부에 대해 군사 행동을 할 만큼의 위기는 아닌데도, 5.16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관료가 썩어 가고 국민이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그야 말로 국가 위기 상태에서만이 군사 행동이 이루어 졌던 것이지, 정권을 찬탈하기 위한 군사 행동은 아니 였다는 점에서 5.16군사 쿠데타와는 너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따라서 박정희 군사 쿠데타는 하나의 정권 쟁취의 목적으로 밖에 평가된다..그 원인으로, 또 다른 군사행동을 만들었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수십년으로 후퇴시킨 장본인에 대해 기념관의 설립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국민들은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군사행동이나 개혁은 民心의 隨伴함이 없이는 하나의 독제와 폭력에 해당되는 것이다. 박정희의 한가지 잘한 것은 보리 고개를 넘겨주었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한다. 그러나 기타는 기념관을 세울 정도의 공적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해 본다.

(004)판공비는 ‘펑펑’ 국민은 봉! ? 2001년 01월 15일 <호매칼럼>

지도급이라고 하는 공공 기관의 우두머리들이 어떠한 기준도 없이, 많게는 수억원대의 판공비나 기밀비를 거침없이 사용하여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다는 보도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어 새해 아침에도 침울함을 금할 길 없다.

우리나라 사람은 옛말에‘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공기업이 그렇고 은행도 그랬다. 공적자금이 마치 공돈 인양 정치권과 밀착된 기업에 대해서는 선심적으로 기존에도 없는 대출을 해주어 국가를 위기에 몰아 넣더니,이번에는 공기업의 장들이 판공비와 기밀비를 공돈으로 생각하고 펑펑 쓰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석유공사.관광공사등 13개 정부투자기관장들이 지난 1999년과 2000년도에 대다수 공기업들이 증빙 자료도 없이 기관장의 임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책정했고, 법인세법상 기밀비가 인정이 안되는 올해에도 대다수 공기업들이 기관장의 판공비를 증액하면서 까지 배정한 것이다.

경실련의 조사에 의하면“▲한국전력공사의 사장이 1억6,200만원.▲주택공사 사장이 1억2,500만원.▲관광공사 사장이 9,800만원.▲도로공사 사장이 6,240만원 ▲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이 5,400만원을 지난 1999년에 사용하였으며 지난 2000년에도 ▲무역공사 사장이 4,083만원.▲관광공사 사장이 3995만원.▲농업기반공사 사장이 3832만원 ▲토지공사 사장이 3669만원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대다수 기관장들이 판공비 사용 목적으로 홍보활동, 정보교류 등 추상적인 명목이며, 공무 집행상 필요한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점이 더욱 기가 막힌 노릇이다. 더욱이 석유공사,농업기반공사,한국전력공사,도로공사,조폐공사,수자원공사,석탄공사등 대다수 공사의 장들이 판공비의 100%를 식비로 지출했고, 대부분 대중음식점이 아닌 고급 호텔이나 유명 음식점에서 사용 한 것이다.

특히 광주지역 출신인 한국관광공사 조홍규 사장(민주당 제 15대 국회의원)이 697만원을 사용했으며. 기타 나병선 석유공사 사장(민주당 제 14대 국회의원)이 526만원. 김용채 토지공사 사장(자민련 출신)이 501만원등 정치인 출신의 기관장들의 판공비의 씀씀이가 크다는 경실련의 지적이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다. 비단 중앙정부의 기관장들 뿐 아니라 지방의 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장단들 역시 액수는 비록 적지만 주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2001년에는 판공비를 올리지 않고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한다는 일부 단체장과 의회 의장단들이 있어서 주민들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어느 때 주민들의 여론이 잠잠해 지면 전격적으로 판공비를 올릴지 모르는 일이다.

이토록 국민의 혈세에 대해 무분별한 판공비의 씀씀이는 ”내돈이 아니고 국가 돈이니 우선 쓰고 보자“라는 속된 근성이 없었다면 국민의 혈세를 한푼이라도 아끼고자 했을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일련의 사건으로 국민은 ‘봉’이 된 것이다.

더 더욱 못된 것은 공공기관의 기관장중 판공비의 증빙 자료의 내역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관광공사.▲석유공사 등이 있다는 것 역시 구린내가 나는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어렵게 되는 것도 이와 같은 불투명하고 펑펑 쓰는 판공비하며, 밑 빠진 항아리에 물 붓는 식의 공적 자금의 투입이 바로 국가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비단 밝혀진 것이 이 정도이니 밝혀지지 않은 공공 기관들의 판공비 사용 내용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이렇게 공기업들이 예산을 낭비하고 국민의 혈세를 아무렇게나 쓰고 있는 줄 모르는 국민들은 마치 사기 당한 듯 허탈감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그저 착하고 선량한 대한의 국민들은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 지도 모르는 채, 내라는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으니 울화가 치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기관장들의,”“내돈 귀하면 남의 돈도 귀하게 생각”하는 정신 자세가 아쉬운 일이며, 잘못된 관행들은 금년에 들어서서는 하루 빨리 고쳐져야 할 것이다.

아무튼 공공기관장들의 판공비 내역은 반드시 투명해야 하며 이렇듯 헤프게 쓰는 공공기관의 장들은 교체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