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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변화, 정보화시대의 도래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면에서 개혁과 개선을 갈망하고 있다. 이는 ‘열탕과 온탕에 있는 두 마리 개구리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변화를 갈망하고 있는 현 사회를 직시해 볼 필요가 있다.

열탕에 있는 개구리는 물이 뜨겁기 때문에 튀어나올 것이다. 튀어나온 개구리는 분명히 새롭게 살아갈 터전을 마련하기 위하여 숱한 노력을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변화(change)의 시작이다.

그러나 온탕에 있던 개구리는 견딜 만큼 따뜻한 온기 속에서 자기의 몸이 열에 데워지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가, 결국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안일한 생각으로 타성에 젖어 안주하다보면, 치열한 생존경쟁 사회에서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change before you have to’의 말에서 시사 받을 수 있듯이, 우리들이 강권을 당해서 변하기 전에 먼저 변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변화를 요구하는 교육개혁을 부르짖고 또한 개혁을 이끌기 위해 각종 제도적 기반을 통해 교육계 전반을 한 곳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을 해 오고 있다.

하지만 그 개혁이 뜻대로 되지 않고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우리가 추진하는 교육개혁이 오히려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예화를 들어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이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당나귀를 팔기 위해 장에 가고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당나귀를 타고 가지 않는 어리석음을 얘기하자, 아버지가 당나귀를 타게 되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자식을 생각하지 않은 아버지의 매정함을 비난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내리고 아들이 당나귀를 탔는데 사람들은 또 효도하지 않는 아들의 불효를 비난하였다. 급기야 두 사람은 모두 당나귀를 탔는데 또 다시 사람들은 동물을 배려하지 않는 그들의 행동에 손가락질을 하였다. 결국 그들은 당나귀를 메고 가다 냇가에서 넘어져 당나귀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 예화는 교육개혁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몇 가지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첫째로, 주변의 말만 듣고 너무 쉽게 마음을 바꾼 예화 속의 아버지처럼, 우리 교육개혁이 다시 변할 수 있는 시대의 변화에 너무 빠르게 자리를 내어놓는다는 것이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추진하여야 한다고 교권을 내려놓자 이번에는 교권이 땅에 떨어지고, 교실이 무너졌다는 등 또 다른 비난의 소리가 들리고 있으며, 스승과 제자가 서로의 권익 회복을위해 다투는 학교 현장의 모습이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한다.

둘째로, 변하지 않아야 할 것과 변해야 할 것 그리고 조금씩 개선해야할 것의 구별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나귀를 비싸게 팔아야 하는 주목적을 잊은 채 장까지 가는 수단에 너무 마음을 뺏긴 아버지는 결국 변하지 않아야 할 중요한 것을 잃고 말았다.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교육의 주목적을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셋째로, 변화를 쫓아만 갔지 변화를 이끌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즉, 백년대계인 교육의 개혁을 추진할 때는 당연히 시차이론(時差理論)이 적용되는 것을 인지하고 미래를 내다보고 계획을 수립한 후 시시때때로 변하는 주변에 동요됨이 없이, 변화를 이끌고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검증되지 않고, 목적을 상실한 채 변화에 이끌려 이루어지는 급격한 자리 바꾸기식 교육개혁을 반성하고 우리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가(弘益人間)에 입각하여, 교육을 개선해 나가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21세기는 변화뿐만 아니라 인간성 및 도덕성의 회복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는 것도 직시하여야 한다.

< 이정재-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