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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4)아이들은 자유롭게 해야! 2001- 07/03 시론

■ 어린이 문화 실태

모 단체에서 3학년 이상 초등 학생 1천 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어린이문화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학교 끝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다름 아닌 학원이 38.1%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을 몇 군데 다니느냐에 대해, 한곳만 다닌다는 학생이 40.4%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반면에 두곳(18.1%), 세곳(5.2%), 네곳 이상(3.5%), 안 다니는 학생은 32.8% 의 순으로 나타나 학원에 대한 부모들의 과외 열이 높음을 보여주었다.

그 다음으로는 텔레비젼(17.6%), 컴퓨터(15.0%), 놀기(11.5%), 학습지(5.3%), 오락(4.3%), 독서(4.2%), 운동(2.1%), 수다 떨기(2.1%)의 순으로 나타났다.

학원을 억지로 다닌다 라는 학생이 27.9%인 반면에 학원에 가기 싫다 라는 학생이 72.1%로 나타나 4명중 1명 정도가 억지로 하는 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TV 이용 실태

컴퓨터 활용 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30분이 38.4%, 1시간이 32.3%로 1시간이나 1시간 이하를 사용한다는 학생이 70.7%로 나타났다. 그리고 2시간 17.8%, 2시간 반 이상이 11.5%로 나타났다.

컴퓨터로 하는 것은 오락이나 게임이 51.5%로 나타나 2명중 1명이 주로 게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이 메일(17.8%), 숙제/학습(13.5%), 채팅(5.0%), 홈페이지 방문 및 관리 (3.9%), 기타(8.4%)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하루 몇 시간 정도 시청하는지에 대해서는 30분-1시간 정도가 30.6%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1시간-2시간 정도(28.7%), 3시간 이상(22.7%), 2시간-3시간 정도(18.0%)의 순으로 나타났다. 학생들 대부분은 교육적인 프로그램 상영보다는 만화나 영화, 시트콤 등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는 자유롭게

가장 활발하고 자유롭게 뛰어 놀아야 할 시기에 놓여진 어린 아동들이 부모의 권유에 못 이겨 학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 우리 나라 어린이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많다'라는 학생은 겨우 8.3%인 반면 '부족하다'라는 학생은 42.9%로 나타나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간이 나면 부모님과 가장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묻는 질문에서는 음식점 가기가 20.5%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박물관 가기(11.4%), 노래/음악공연회(11.0%), 문화유적지 답사(10.8%), PC방(9.3%), 같이 놀기(8.8%), 노래방 같이 가기(5.8%), 집안 청소(4.5%), 도서관 가기(4.4%)의 순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이 자유롭고 희망적으로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도록 더 좋은 공간과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은 바로 어른들의 몫일 것이다.

어느 노래 가사의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말처럼 아이들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한번쯤 반성해 볼만한 일일 것이다. 아이들의 여가 놀이가 전무한 속에 우리의 아이들은 TV와 학원 속에 가둬 두기보다는 아이들과 하루쯤 가까운 공원이나 야외로 놀러 가는 시간과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시간도 풍족히 주어 아이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주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045)인터넷 속 ‘행운의 편지’ 2001-07/13 호매시론

인터넷이 여러 가지로 편리하면서 정보의 바다라고는 하지만 그 속에는 아직도 악습들이 도사리고 있다. 익명으로 특정인의 비방이나 폭력성 글에 대한 조치는 지난 7월1일부터 법령에 의해 취해지고 있으나 그래도 또 다른 악습은 아직도 남아 있다. 소위 ‘행운의 편지’형식의 글이다. 이 글은 아무런 조치도 없어 받아 보면 기분 나쁘고, 꺼림직 한 글이다.

■ 행운의 편지

내가 어릴 적 "이 편지를 받은 즉시 3일 이네로 7명에게 보내면 7년내에 행운이 올 것이고, 보내지 않는다면 7년동안 저주가 따라다닐 것이다"라는 내용과 “이 편지를 받은 케네디는 즉시 다른 사람 7명에게 보내 대통령이 됐으나, 그후 바쁜 가운데 이 편지를 받고 다른 7명에게 보내지 않아 암살됐다”는 끔직한 내용의 글들을 받아 본 적이 한 두번은 있었을 것이다. '행운의 편지'라는 제목의 이 글을 받는다는 것은 당시 순진한 어린아이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받았던 아이들은 꼬박꼬박 다른 아이들에게 답장을 돌려서 자신의 액운에서 벗어나고자 했었다. 그러면서도 행운의 편지를 남의 집 우편함이나 대문에 꽂아 넣을 때도 초조함과 죄의식을 동시에 느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 이후 복사기가 많이 보급화 되어 행운의 편지는 빠른 물살을 타고 급속하게 퍼져 가기 시작했다.

■ 인터넷 편지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글들이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국내 유명 사이트나 카페, 동호회는 물론이며 언론사의 게시판에 보면 어김없이 그 모임과의 의도와 목적과는 다른 글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 글들이 소위 행운의 편지 형태로 이러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예를 들어, 정치적인 문제를 토론하는 토론 게시판에 연예인의 이름이 들어간 제목의 글, 자극적인 내용의 제목, 세인의 이목을 끌 만한 주제의 제목 등의 글이 올라올 때 이러한 글을 행운의 편지 형식을 빌어 쓰여진 글이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모 카페 사이트 중 카페의 자유 게시판에는 '김환성이 죽은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있는데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어이없게도 "그리고 이걸 본 사람은 이대로 베껴서 다른 게시판에 올려놓아야 한다. 안올려 놓으면 저주를 받는 데나?... 암튼 다른 게시판에 올려놓도록!! 이 글을 읽고 한시간 내에 다른 곳에 올리지 않으면, 이 글을 보고 5개나 안올리는 사람은 아빠가 교통 사고로 죽는데 여~!"라고 끔직한 말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즉 공포 분위기로 마무리되는 이 글은 받는 네티즌에 심적인 충격을 주고도 남음이 있다.

■ 미신을 맹신 한 탓

행운의 편지는 미신을 터무니없이 맹신하는 한국인들의 비합리적인 사고를 이용한 장난이다. 사람들은 이것이 미신인지 잘 알면서도 혹시나 자신에게 액운이 닥칠까 하는 노파심에 서 답장을 꼬박꼬박 하였던 것 같다. 이러한 장난은 파급량과 속도에서 급속한 성장을 보인 인터넷을 통해서도 유포되고 있는 것을 위의 예에서 볼 수가 있었다.

시대가 변하고 여러 가지 사회 변화를 겪고 있지만 이러한 글에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똑같은 글을 여러 곳에 복사해서 붙이는 모습 속에서 미신에 자유롭지 못한 우리 한국인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전통일까 악습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따라서 인터넷 운영자들은 건전하지 못하는 이런 글들을 예고 없이 삭제하는 등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