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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 단풍은 생존의 '아우성' 2001-10/20 <호매 시론>

■ 나무는 ‘光合成工場’

해마다 가을은 오고, 가을이 오면 단풍은 전 국토를 빨강,노랑,주황 그리고 갈색의 물감을 흠뻑 물들게 한다. 필자는 시인도 아니요 철학자도 아니지만 해마다 산천을 물들이는 단풍을 보면서 그저 아름답게만 생각해 왔다.

단풍철만 되면, 설악산을 비롯해 전국의 유명 산에는 가을 빛깔을 감상하려는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울창하던 초록 숲이 불과 몇 주만에 일제히 울긋불긋 물드는 동안, 나무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모 대학교 교수는 “겨울 추위에 살아남기 위한 나무들의 치열한 생존 프로그램이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한다.

가을 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내려가면 나무들은 햇빛의 변화를 감지해 여름 내내 가동했던 `光合成工場' 시설을 하나둘 폐쇄하고 움츠러든다.

식물은 햇빛을 에너지로 삼아 이산화탄소와 물을 포도당으로 바꾸는 거대한 광합성 공장이다. 햇빛은 식물 안에서 일종의 전기 같은 에너지원 구실을 한다. 그런데 햇빛이 줄어들고 기온이 떨어지면 이런 공장은 광합성을 하기엔 효율이 떨어지는 시설이 돼 버린다.

나무들은 겨울이 다가오면 곧바로 자신의 잎을 스스로 파괴하고 떨궈 내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잎에 있던 단백질․탄수화물 등 영양소는 모두 아미노산․포도당 등으로 분해해 줄기와 뿌리 쪽으로 거둬들여 겨울 내내 저장한다.

■ 단풍의 生成過程

광합성을 일으키는 초록빛 엽록소(클로로필)마저, 이 무렵이면 분비량이 부쩍 많아지는 엽록소 분해 효소(클로로필라제)에 의해 모두 분해돼 버린다. 엽록소가 물러나면 나뭇잎은 초록빛 엽록소에 가려졌던 다른 색을 뿜어낸다.

김희백 교수는 󰡒이런 점에서 단풍은 초록이 빨강․노랑․주황으로 `물드는' 게 아니라 숨어 있던 색깔들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부분 나뭇잎에는 초록 색소 외에 상당량의 노랑․주황색소(카로티노이드)와 약간의 빨강색소(안토시아닌)를 지니고 있는데, 엽록소가 분해돼 없어지면 빨강․노랑․주황과 갈색이 초록색을 대신해 나뭇잎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 색소들은 빛을 이루는 `빨.주.노.초.파.남.보' 가운데 특정 빛과 주로 짝을 이루는데, 초록빛을 반사해 우리 눈에 초록색으로 비쳐지는 엽록소는 빨강 빛을, 노랑․주황빛을 반사해 노랑․주황색으로 나타나는 카로티노이드는 파랑 빛과 짝을 이뤄 주로 그 빛을 흡수한다. 여러 색소들은 나뭇잎이 햇빛의 여러 빛을 버리는 것 없이 알뜰하게 빨아들이도록 도와주는 구실을 한다.

■ 내일을 위한 단풍으로

우리 나라의 대표 단풍빛인 붉은 안토시아닌 색소만은 대부분 가을철에 새롭게 생성된다는 것이다. 모 교수는 󰡒붉은 빛은 미처 줄기 쪽으로 회수되지 못한 채 잎에 남은 포도당이 화학변화로 안토시아닌 색소가 되면서 나타난다󰡒며 󰡒이 때문에 광합성이 왕성하게 일어나 포도당이 많이 만들어지는 맑은 가을날에 안토시아닌도 많아져 붉은 단풍 빛이 더욱 선명해진다󰡓고 말한다.

남모 교수는 󰡒자연의 변화에 순응해 에너지를 축적하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추위를 견디고 이듬해 새싹을 틔우는 모든 과정은 오랫동안 활엽수의 진화 과정에서 유전자에 프로그램화된 것󰡓이라며 󰡒침엽수는 활엽수처럼 잎을 떨구는 대신 뾰족하고 두터운 잎을 강인하게 만들어 추위 스트레스를 견뎌 내는 또다른 생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도 희망찬 내일을 위해 오늘도 하나의 단풍으로 물들어 보자

(071)한국 경노정신 17국 중 꼴찌 2001-10/25 <호매칼럼>

■ 경노사상 최하위

유엔아동기금(UNICEF)이 올초 일본을 제외한 한국 중국 호주 등 17개국 만 9～17세 청소년 1만 여명(한국 500명 조사)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어른들을 매우 존경한다󰡑고 응답한 한국 청소년은 13%로 꼴찌를 기록했다.

이 문항에 대한 17개국 평균은 72%였다. 󰡐어른을 전혀 존경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0%로 17개국 평균 2%의 10배였다. 어른에 대한 존경심이 큰 나라는 동티모르(94%) 인도네시아(93%) 베트남(92%) 몽골(87%) 미얀마(86%) 순. 16위인 홍콩도 39%였다. 한국 청소년들은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아버지(21%) 어머니(13%) 가수(10%) 대통령(3%)을 들었다. 선생님을 존경한다고 대답한 청소년은 0%로 나타났다(17개국 평균은 5%). 󰡐항상 행복하다󰡑고 답한 한국 청소년은 38%로 17개국 평균 52%에 크게 뒤졌다. 잘못을 저지르면 부모들은 꾸중(76%) 충고(25%) 구타(22%) 방관(3%)했다(복수응답). 꾸중의 빈도는 17개국 평균(67%)보다 높았고 충고는 평균(39%)보다 떨어져 한국 부모들이 대화로 풀어 가는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자신과 관련된 의사 결정을 할 때 생각이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응답도 52%로 3위를 차지했다. 17개국 평균은 40%. 한국 가정에서는 󰡐훔치지 말라󰡑(82%), 󰡐거짓말하지 말라󰡑(73%)라는 가치관을 강조하는 반면 󰡐남을 존중하라󰡑(55%) 󰡐남을 도우라󰡑(44%)고 강조하는 경우는 17개국 평균치를 크게 밑돌았다.

󰡐돈이 가장 중요한 것이냐󰡑는 질문에 10%만 󰡐매우 그렇다󰡑고 대답했고 52%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응답, 17개국 평균(각기 31%, 29%)에 비해 돈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답변이 많았다. 그러나 한국 청소년의 88%는 부모의 삶보다 미래의 삶이 더 나을 것으로, 75%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 敬老문제 자신들도 당한다.

10월은 ‘경로의 달’이다. 노인은 사회의 모범이다. 이들은 소년기와 청장년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모든 기틀을 마련했다. 이분들이 없었으면 오늘도 없다. 하지만 급속한 세태 변화가 우리 고유의 경노효친(敬老孝親) 의식이 상실돼 가고 있다. 현실을 직시해 보자.버스등 대중 교통을 이용시 노인들이 승차해도 일어서지 않은 청소년들이 많다.

창밖을 바라보면서 그대로 앉아 있다. 다른 승객이 “이봐 젊은이 자리를 양보하지!”라고 해도 일어날지 모르는 청소년이 많다. 답답한 옆 장년층이 일어서면서 노인에게 좌석을 양보할 정도다. 그것뿐인가. 언론에 따르면 부모를 문밖에 있는데도 문을 열어 주지 않아, 밖에서 몇 시간 기다리게 하여 시어머니가 쓰러진 사건으로 그 며느리가 구속되기도 했다.

그것은 그런 일은 흔이 있는 일이다. 심지어는 치매기(癡呆氣) 있는 친부모를 외국이나 제주도에 여행을 가서 버리고 오는 일도 있다. 현대식 고려장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치매가 있는 친부모를 야밤을 틈타 승용차로 노인을 산중이나 인적이 드문 곳에 버리는 일도 있다. 정말 세상이 너무 각박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의 청소년들도 시대가 가면 노인이 된다. 젊었을 때 자신들이 한일을 자기의 자식들이 그대로 본을 받는다고 생각하라 그것은 보고 배우는 자식들에 의해 그대로 실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