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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반부패 운동과 ‘옴부즈만’ 2002-02/22 <호매광장>

■ 옴부즈만의 사례

스웨덴語로 옴부즈만(ombudsman)이란 용어는 “권한을 부여받은 대리인(authorized agent)”를 의미한다. 즉 옴부즈만은 행정부나 의회에서 위촉되어 독립된 직무를 수행하여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거나 구제하기 위해 조사,권고의 기능을 수행하는 대리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행정기관을 감독하기 위한 일반적 조사권과 권고권을 보유하고 있다.

옴부즈만의 최초 형태는 1713년 스웨덴에서 북방 전쟁에서 패배하여 터키로 도피한 카를12세(Karl XII)가 본국을 원격 통치하기 위해 공무원을 감독하고 통솔하는 역할을 담당하도록 국왕의 대리인인 최고 옴부즈만을 임명 한데 찾아볼 수 있다. 그후 스웨덴에서는 그의 사망 이후 의회의 대리인으로 또한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옴부즈만의 개념이 변천되어 온 것이다.

특히 스웨덴이나 필리핀의 경우 옴부즈만에게 특별검사 또는 고위 공직자 비리조사관의 역할도 부여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갈등 해결을 위한 중재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여 법원과 행정기관으로부터의 권리 보호와 구제가 가능하게 된다. 프랑스는 ‘조정관’이란 호칭을 사용하고, 뉴질랜드와 오스트렐리아의 경우도 옴부즈만을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옴부즈만의 명칭을 사용하고, 서울시의 경우 시민 연서나 시민 단체의 청구에 따른 감사 또는 직권 조사 등을 다루도록 하고 고 있다.

■ 반부패 운동이란?

‘腐敗’ 이 단어는 “공무원이나 선출직공직자(국회의원.지방의원)등 공공을 위해서 일하도록 지위와 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그 직위를 남용하여 공공의 이익을 배반하고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 또는 그렇게 하도록 요구, 강제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부패 문제는 그 자체로 도덕에 반하는 일 뿐 아니라 사회 정의를 해치며, 그 결과 사회 통합은 물론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가 된다. 따라서 D.Kanfmann이 1999년 주장한 “급행료와 같은 부패는 관료 사회의 업무 속도를 높이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 말이다.

반부패운동은 자유화나 세계화로 표현되는 신자유주의의 질서 확장과 연관되어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사회정의운동이나 사회통합운동의 연방 선상에 있다고 해야 옳은 답변이 될 것이다. 반부패 운동은 단지 적발과 처벌의 강화를 통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公共영역과 私的영역 그리고 시민사회등 3자가 공동으로 노력할 때에만 반부패운동의 효과적인 진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제3자의 공동 노력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는 시민 옴부즈만 제도이다.

■ 반부패운동과 국민감사단

반부패국민연대는 창립 당시 활동계획중에 국민감사단(People Ombudsman Network)의 구성과 활동을 포함시켜 놓았다. 이들의 임무는 국가기관,지자체,공기업은 물론 일반 기업이나 협회, 단체 등의 추천 요구에 응하도록 하는 참여 인프라의 구축에 우선 가장 큰 의미가 있다.

더불어 행정 투명성의 증진을 위해 참여와 감시, 나아가 권고 등의 활동을 전개할 단위를 마련함으로서 기존 조직의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의미도 있다. 또한 民과 官 사이의 교류 활성화를 통해 상호 이해를 깊게 하여 국민친화적 행정을 구현하며,사회통합의 효과를 추구하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앞으로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부패방지위원회와 반부패국민연대의 옴부즈만인 국민감사관들의 활동에 기대를 걸어 본다.

(115) 드라마 '商道'가 주는 교훈 2002-02/23 <호매광장>

■ 드라마 <商道>

최근 MBC TV 월,화 인기 드라마 <商道>는 여러 가지 교훈을 주고 있다. 예로부터 장사꾼에게는 정도가 없다고들 했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장사꾼에게도 반드시 正道가 있다는 것을 알린다. 사업이란 적은 투자로 많은 이익을 남기는 것이 경제 원칙이다. 그래서 사람을 속이는 것이 장사라고 해서, 옛 사람들은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장사’ 라는 직업의 명사 후미(後尾)에 ‘꾼’ 이라는 낱말을 덧붙였다. 작가 최인호씨는 '상도'에서 바로 그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그만큼 현시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점점 ‘道’ 그것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道'란 무엇인가, 바로 '수단과 방법'을 말한다. 그것을 올바르게 하는 일이 결과보다 더 중요할 만큼, 지금 우리 사회가 맑고 깨끗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또 세상이 모두 과정보다는 결과에 치중하는 세태 또한 무시할 수도 없다. '망한 양심적 기업' 보다는 '요령 있게 장사 잘하는 기업'이 지금 같은 위기에서 더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당한 수단과 방법'이 반드시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이익 이상의 것을 주기도 한다.

■ ‘만상’과 ‘송상’의 차이

최인호씨의 소설을 드라마화한 '상도(商道)'의 지금까지의 줄거리를 보자. 송상(개성상인) 대방 박주병의 딸 ‘다녕’은 아버지의 하수인인 ‘정치수’를 비난한다. “그렇게 상도를 저버리면 도적이나 무엇이 다릅니까.󰡓 다녕이 이렇게 말한 이유는 정치수의 비열한 행동 때문이다. 정치수는 만상(의주의 상인)을 몰락시키기 위해 계략을 꾸민다. 그는 우선 짚신을 대량으로 사들였고, 거짓으로 봉2화를 올려 마치 나라에 전쟁이 일어 날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렸다. 당연히 과거 시험이 취소될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종이 값은 떨어졌다. 사람들은 피난을 가기 위해 짚신을 사려 몰려들었고, 그는 큰 이익을 남겼다. 반면 종이를 갖고 있는 상인들은 값이 떨어져 '울며 겨자 먹기'로 팔았다. 그 사이 전쟁 소문이 '헛소문'으로 밝혀져 예정대로 과거 시험은 치러질 것이니 값이 올라 떼돈을 번다는 것이다. 종이를 갖고 있는 사람이 바로 ‘만상’이다. 그는 만상을 망하게 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 ‘정치수’는 다녕에게 이렇게 말한다.󰡒저에게는 돈 버는 것이 오직 상도입니다󰡓라고. 수단과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상’의 우두머리 대방은 ”장사는 이윤을 남기는 것보다 사람을 남긴다 “고 말한다.

■ 기업가들에게 주는 교훈

이 소설과 드라마에서는 '정당한 수단과 방법'이 당장은 손해인 것처럼 보여도 의외의 결과를 줄 수도 있는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가 '행운'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 '도'에게만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드라마에서는 “藥令市가 열리는 연경에서 ‘만상’의 도방 ‘임상옥’은 조선 각 商團에서 가져간 인삼이 105냥에 공시한 가격을 65냥의 헐값에 賣渡케 하고, 자신은 다시 그 인삼을 중국인에게 再買入 해 불태우면서 중국 상인들 에게 근당 200냥에 팔아 치우고, 더욱이 불태운 인삼까지 보상을 받는 쾌거를 올린다. 이것이 바로 ‘정치수’와 임상옥의 ‘상도’의 차이다. 상대방을 망하게 하겠다는 ‘정치수’ 보다 정당한 방법에 의한 승리를 한 ‘임상옥’의 대결이다. 결코 남을 죽이고 일어선다 해도 그것은 일시적일 뿐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